삼성전자(005930)가 2023년 형 보급형 스마트폰 출시로 글로벌 판매량 1위 수성에 나선다. 가장 판매량이 많은 갤럭시A 저가형 모델부터 글로벌 전략지에 조기 투입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올해 스마트폰 총 판매량이 감소할 전망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일찌감치 물량공세로 경쟁자 애플 견제에 나섰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A04s를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유럽 등지에 출시했다. 이어 10월 말에는 갤럭시A04를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두 제품은 각각 후면 카메라가 3개·2개라는 점 외에는 비슷한 성능을 지녔다. 갤럭시A 시리즈는 두자리 숫자 중 앞 숫자가 낮을수록 저가다. 뒷자리는 출시 연도를 나타낸다. A04는 A시리즈 중 최저가 모델인 동시에 2023년형 제품임을 뜻한다. 이 제품은 갤럭시 시리즈 중 첫 2023년형 모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04 변형 모델인 갤럭시A04e, 갤럭시A04코어 등도 10~11월 선보일 계획으로 전해졌다. 저가 스마트폰 선호도가 높은 인도 등에 우선 선보인 후 글로벌 각지에 순차 출시하는 전략이다.
갤럭시A 저가 제품군은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수성의 열쇠다. 실제 갤럭시A12는 지난해 5000만 대가 팔렸다. 2021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인 동시에, 단일 스마트폰 역대 최다 판매량을 세웠다. 당시 갤럭시A02 역시 1830만 대가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후속작인 A03을 선보인데 이어 A04를 재빨리 출시하며 물량전에 나서는 구도다.
삼성전자는 가장 저가인 만큼 부담이 적은 A04로 시장 분위기를 타진한 후 본격적인 2023년 판매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 18.9%, 애플 17.2%였다. 지난해 삼성전자 판매량이 2020년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애플은 25.5% 증가하며 격차가 좁혀졌다.
애플은 고가전략을 내세워 삼성전자보다 평균판매가격(ASP)이 높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인 갤럭시S·Z와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로 전 가격대를 공략하고 있어 평균판매가격과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또 올해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들며 저가 제품군이 더욱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저가 제품 판매가 부진해 삼성전자가 신 모델을 조기 투입하려는 듯하다”며 “이 때문에 내년 초 갤럭시S23 출시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