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축구장 22개 면적에 압도…SK이노, 리사이클 클러스터 만든다

■울산CLX 가보니

“5년간 5조 투입해 탄소중립 달성”

공정효율 친환경 개선에 힘쓰고

3조 들여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年25만톤 플라스틱 재활용 포부

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공장 부지 현장.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공장 부지 현장.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지난 6일 찾은 울산 남구 장생포항 인근 SK 울산콤플렉스(CLX) 내 축구장 22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드넓은 부지에서는 포크레인으로 땅을 고르는 기초 공사가 한창이었다. 6만5000평 크기의 이 땅에는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울산 리사이클 클러스터’가 지어질 예정이다. 박천석 SK지오센트릭 팀장은 “이곳에 3가지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리사이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데 이는 세계 최초”라며 “연간 25만톤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일반 공장에서 나오는 석유화학제품과 동일한 퀄리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계적 재활용의 경우 폐플라스틱에 포함된 염료 등 첨가제를 걸러내기 어려워 제품 색깔이 검게 되거나 불순물이 남지만, 화학적 재활용은 새 것처럼 투명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울산CLX에 2027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를 달성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올해로 창사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최초 정유공장으로 시작해 석유화학 중심의 에너지를 공급해왔다. 하지만 탈탄소로의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이의 일환으로 울산CLX는 ‘2030년 탄소 50% 감축, 2050년 넷제로’라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 CLX 전경. SK이노베이션은 이 곳에 2027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SK이노베이션의 울산 CLX 전경. SK이노베이션은 이 곳에 2027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울산CLX가 향후 5년간 약 5조원을 투자하는 분야는 크게 △순환경제 구축 △친환경제품 확대를 위한 설비 전환 및 증설 등이다. 1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순환경제 구축 부문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울산 리사이클 클러스터다. 이 클러스터는 화학적 재활용의 3대 공정인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해중합·열분해 시설을 모두 갖춰 폴리에틸린(PE)/PP, 페트(PET), 복합소재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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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에서 ‘그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기 위한 설비 전환 및 신·증설에는 3조원을 투자한다. 울산CLX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만들기 위한 SHE(안전·보건·환경) 투자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처리시설 신설, 환경경영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등이 포함된다. 또 석유제품 수요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석유제품 생산공정을 화학제품 공정으로 바꾸고 친환경 항공유 생산을 위한 공정을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울산CLX는 이미 공정효율을 개선하고 저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등의 탄소감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1기 중 9기의 동력보일러의 연료를 벙커씨에서 LNG로 교체해 지난해까지 누적 14만4000톤의 탄소배출량을 줄였고, 2023년까지 남은 2기도 교체할 예정이다. 탄소포집·저장 등 실질적으로 탄소를 감축하는 CCUS 사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여의도 3배 면적에 달하는 약 250만평 규모의 울산CLX는 국내 최초의 정유공장이다. 1964년 제1정유공장의 가동을 개시하며 하루 3만8000배럴의 원유를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하루 84만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세계 최대 수준의 공장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처리한 원유의 73%는 다시 해외로 수출된다.

유재영 울산CLX 총괄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중심의 공정개선, 연료전환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감축과 관련한 신기술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소재·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할 것”이라 말했다.


울산=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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