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지만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낮은 일명 ‘로또 단지’들은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4만 명에 가까운 청약자가 몰린 단지가 나왔고 과천에서 진행된 무순위 청약(줍줍)에는 8가구 모집에 8000여 명이 지원했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2일 진행된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 자이 더샵 SK뷰’ 1순위 청약에서는 540가구 공급에 3만 1793개의 통장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58.9 대 1을 기록했다. 11일 특별공급에서 622가구 공급에 5964명이 청약한 점을 고려하면 이 단지 청약에 총 3만 7757명이 지원했다. 단지 분양가는 84㎡ 최고가 기준 6억 8370만 원으로 인근 신축 아파트인 ‘연산 롯데캐슬 골드포레’의 같은 면적 9월 실거래가(7억 6000만 원)보다 1억 원가량 낮다.
부산은 지난달 26일 14개 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며 전 지역이 비규제지역이 됐다. 따라서 이번 청약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이 70%까지 올라갔고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 없이 세대주 및 세대원 모두가 같은 단지에 청약할 수 있게 됐다. 분양권 전매 제한도 없어졌으며 추첨제 비율 역시 85㎡ 이하 기준 40%까지 늘어났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분양가가 인근 시세에 비해 낮은 데다 각종 비규제 효과가 가중되며 저가점자 등 청약자가 다수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과천시 갈현동 ‘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는 같은 날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일반 공급 5가구 모집에 4511명이 접수해 경쟁률 902.2 대 1을 기록했다. 이날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과천의 또 다른 단지인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의 경우 3가구에 4094명이 몰렸다. 두 단지 84㎡ 분양가는 모두 8억 원가량으로 인근 ‘래미안슈르’ 동일 면적의 올해 9월 실거래가인 14억 8000만 원(12층)보다 7억 원 가까이 낮다. 이번 과천 무순위 청약 물량은 부정 청약 등의 이유로 나온 계약 취소분으로 2년 전 수준으로 공급가가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