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찾은 충북 진천의 한화큐셀 공장에서는 수백 대의 로봇 팔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한화솔루션(009830)의 국내 태양광 생산 기지인 이곳에서는 태양광발전의 기본 소재인 셀과 여러 장의 셀을 판에 붙여 만드는 모듈이 생산된다. 건물 길이만 300m에 달하는, 축구장 26개 크기 만한 공장의 셀과 모듈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동안 눈에 띄었던 사람은 10명 남짓. 태양광 셀의 소재인 웨이퍼 입고부터 모듈 출하까지 모든 공정이 자동화된 ‘스마트팩토리’라는 점이 실감됐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태양광 셀 200만 장을 만들어낸다.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일본·독일·한국 등 글로벌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모듈 시장 점유율 1위인 한화솔루션의 큐셀 부문(한화큐셀)이 13일 소위 ‘꿈의 태양전지’로 불리는 차세대 제품 양산으로 글로벌 톱티어로서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존 퍼크(PERC)셀보다 효율을 1%포인트 이상 향상시킨 ‘탑콘(TOPCon)셀’을 2023년 4월부터 상업 생산하고 2026년 6월에는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탠덤셀을 양산하겠다는 기술 로드맵을 공개한 것이다. 이 같은 기술 초격차와 더불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시장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혜택을 등에 업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 태양광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퍼크셀은 평균 효율이 약 23% 정도인데 탑콘셀은 이보다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 이미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1월부터 연 300㎿ 용량의 탑콘셀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시제품의 효율은 현재 24.4% 정도다. 한화큐셀은 내년 상반기 양산 예정인 탑콘셀을 활용해 연간 20~30%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태양광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진천 사업장의 태양광 수출액은 올해 약 1조 7000억 원에서 내년에는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탑콘 이후의 차세대 셀로 각광받는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탠덤셀도 2026년 6월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3월에는 독일 헬름홀츠연구소와 협력해 최대 28.7% 효율의 탠덤셀을 개발해 자체 최고 효율을 기록했다. 탠덤셀의 이론 한계 효율은 44% 수준으로 실제 양산할 경우 효율도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탠덤셀은 페로브스카이트가 자외선·가시광선 등 단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상부셀, 그리고 실리콘이 적외선 등 장파장을 흡수하는 하부셀을 연결해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양병기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개발팀장은 “기존 셀 대비 최대 2배 이상의 발전효율을 가진 탠덤셀 연구개발에 집중해 미래 태양광 시장에서도 기술 격차를 통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