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대기업에 안 밀려”…중소기업 로봇청소기 약진

자율주행·물걸레 모드 등 탑재

품질은 높이고 가격대는 낮춰

대기업 양강 구도 적극 공략

유진로봇·에브리봇 매출 '껑충'

대중화 이끌며 시장도 급성장





갈수록 커지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고품질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기업 제품은 100만원대 가격에 육박하지만 중소기업의 로봇청소기는 30~50만원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은 대기업 제품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2003년 LG전자가 국내 최초 로봇청소기 ‘로보킹’을 선보인 뒤 2006년 삼성전자가 ‘하우젠 로봇청소기’를 출시하며 대기업 양강구도로 시작했다. 이후 2010년 초반부터 중소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능을 기본으로 물걸레 장착 등 유용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며 로봇청소기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에브리봇의 ‘엣지2’. 사진 제공=에브리봇에브리봇의 ‘엣지2’. 사진 제공=에브리봇


에브리봇이 내놓은 ‘엣지2’ 로봇청소기는 기존 제품보다 높이가 4.8cm 낮아진 슬림 사이즈로 소파 밑 등을 구석구석 청소할 수 있다. 또 1초당 10cm 빨라진 30cm/s 주행 속도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구동바퀴가 없이 걸레 자체의 회전으로 자율주행한다.

유진로봇의 ‘아이클레보 G10’. 사진 제공=유진로봇유진로봇의 ‘아이클레보 G10’. 사진 제공=유진로봇



유진로봇의 ‘아이클레보 G10’은 자동으로 먼지비움과 충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2 in 1’ 스마트 기능을 갖췄다. 외부 노출 없이 클린스테이션으로 먼지를 모으고 더스트백(먼지통)만 버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먼지통을 직접 비우면서 발생하는 먼지 흡입, 기침, 재채기 등을 피할 수 있다. 관리가 편리한 물걸레 모드도 탑재했다.



에코백스의 ‘디봇 T10 옴니’. 사진 제공=에코백스에코백스의 ‘디봇 T10 옴니’. 사진 제공=에코백스


자율주행 기능 강화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높이는 요인이다. 중소기업들은 장애물을 인지해 피하는 3D센서, 집안 구조와 면적을 파악하는 라이다(LiDAR) 센서 등의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유진로봇은 여러 제품에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초정밀 고사양 라이다 기술 센서를 도입해 분당 360회 거리측정을 통해 놓치기 쉬운 공간까지도 청소한다. 에브리봇도 라이다 센서, 스마트 맵핑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2018년 800억원, 2019년 1000억원, 2020년 1500억원에 이어 지난해는 2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최근 4년간 연평균 36% 증가세다. 업계는 올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소업체의 성장세는 더욱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로봇은 올해 상반기 219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93.7% 증가했다. 에브리봇의 경우 로봇청소기 판매 호조에 따라 하반기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하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6%, 영업이익도 2.2%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성장세가 빠르다는 점에서 대기업의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최근 ‘비스포크 제트 봇 AI 스페셜 에디션’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LG전자는 지난 1월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M9 오브제컬렉션’을 출시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로보락, 에코백스 등 중국 업체도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한국 시장에서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가전제품 업계 관계자는 “비싸게만 여겨졌던 로봇청소기 시장에 중소기업이 진출하면서 가격도 낮아지고 품질은 대기업 못지 않아 인기를 끌고 있다”며 “로봇청소기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23%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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