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단독] 강남인데 "2억 마피도 안 팔려"…반포 90%가 빈집

■ 부동산시장 빅스텝 충격 확산

'도시형생활주택' 더샵 반포 리버파크

140가구 중 20가구 입주 '신축 불패' 흔들

호황기 대출규제 적용에 40%가 포기 검토

입주전망지수 9월 51.6 '5개월來 반토막'

시행·시공사 재무 건전성 위협…대책 필요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연 3.0%까지 오르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불패 부동산’으로 꼽히던 신축 주택마저 제때 입주자를 맞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수분양자들은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데다 이자 부담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입주를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시행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더샵 반포 리버파크’는 9월 26일까지 입주를 마쳐야 했지만 현재 총 140가구 가운데 20가구만 입주했다. 입주 지정 기간은 60일로 여유가 있었지만 입주율은 10채 가운데 1채꼴인 14.2%에 불과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인 이 단지는 2020년 분양 당시 3.3㎡(평)당 분양가 7990만 원(전용면적 49㎡ 평균 분양가 17억 원)으로 강남 아파트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해 화제를 모았던 곳이다. 올해 초만 해도 분양권 전매 호가가 25억 원까지 올랐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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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양자 대부분이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주 중인 주택도 팔리지 않고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분양가보다 2억 원 낮은 가격의 매물까지 나온 상황이다. 해당 단지의 입주자예정협의회가 자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약 40% 이상이 계약 해지를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분양자들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신축 주택에 입주하지 못하는 상황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하는 수도권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올해 4월 103.1로 긍정적이었지만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9월에는 51.6으로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수가 기준선(100.0)보다 낮으면 입주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 사업자가 절반 이하라는 의미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은 “부동산 호황기에 시작된 각종 규제가 유지되고 있고 최근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주택을 구입한 서민과 중산층에 특히 고통스러운 시기가 찾아올 수 있다”며 “정부가 시행사와 시공사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입주 지연 사례가 확산되지 않도록 미리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민 기자·김경택 기자·노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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