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소아청소년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불안장애 진료 인원이 2년새 39.6%, 우울증은 18.9% 늘어나며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아동·청소년 우울증 및 불안장애 진료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불안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은 2만3590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1만6895명)보다 39.6% 증가했다. 이 기간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3만9868명으로 18.9% 늘었다.
연령대별 진료 현황을 살펴보면 초등학생(만 7~12세)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초등학생은 3857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2908명)보다 3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등학생(만 16~18세)의 증가율인 21.0%와 중학생(만 13~15세)의 10.5%, 영유아(만 0~6세)의 3.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진료건수 기준으로는 고등학생이 2만5185명으로 3년 연속 가장 많았다.
불안장애 진료인원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해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초등학생은 4136명으로 2년 전보다 46.7% 증가하면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중학생(44.4%), 고등학생(36.8%), 영유아기(25.4%) 순이었다. 진료건수 기준으로는 고등학생이 지난해 1만2969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성별 진료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여성의 우울증·불안장애 증가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지난해 불안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여성 초등학생은 2년 전보다 53.0% 증가했다. 그에 비해 남성 초등학생은 4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진료건수가 가장 많은 고등학생의 경우에도 우울증 진료를 받은 여학생이 1만7064명으로 22.1% 증가한 반면 남학생은 8121명으로 1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영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단절이 소속감이 중요한 아동·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우울과 불안을 더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반복될 감염병에 대비해 아동·청소년들의 신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케어될 수 있도록 연령대별 특성에 따른 예방, 치료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