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술의 가치를 아는 한국…전세계 '도전' 도와달라"

국제기능올림픽 위원회 사무총장 인터뷰

72년 역사 권위…46회 대회 한국서 열려

"한국 참여, 대회 매력적으로"…기술 선도

'현장 격려' 尹 "기술인 우대 받는 사회돼야 "

데이비드 호이 국제기능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이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장에서 어수봉 한국위원회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인력공단데이비드 호이 국제기능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이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장에서 어수봉 한국위원회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인력공단




“한국은 역량과 능력, 경험이 있고 과정의 중요성을 아는 국가입니다. 국가가 선수의 가치를 아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호이 국제기능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이 13일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린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서울경제를 만나 한 말이다. 올해 46회를 맞는 ‘세계 최대 기능 경진대회’의 운영 책임자는 한국에 감사와 당부를 거듭했다.

호이 사무총장은 기능올림픽을 인류의 도전사처럼 설명했다. 1950년 시작된 올림픽은 90년대 중반 영국의 참여로 위상이 높아졌다. 기술과 경제의 발달을 꿈꾸는 국가들은 기능올림픽을 경쟁 무대로 여겼다. 1973년 한국의 참여는 단순히 기능올림픽 참가국 1곳이 늘어난 게 아니란 설명이다. 기능올림픽이 더 큰 대회로 변화한 계기였다. 호이 사무총장은 “스위스와 한국의 올림핌 참여는 대회를 매력적으로 만들었다”며 “올해 대회도 한국이 나서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세계와 달리 한국 내 기능올림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점점 시들고 있다. 1970년대 입상자들은 서울 도심에서 카퍼레이드를 할 정도로 주목받았다. 이후 한국은 꾸준히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지만, 관심은 7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호이 사무총장은 이 상황에 대한 한국 스스로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호이 사무총장은 “한국의 기능올릭핌 경험은 국가의 성장과 삼성, 현대차, 기아차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출범 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포스트 팬데믹 시기에 더욱 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변화는 조용하지만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다. 한국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 광전자기술과 같이 기능올림픽의 신기술 직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런 기술이 쌓여 인류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호이 사무총장의 지론이다. 호이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개발도산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예로 들면서 세계가 직면한 여러 도전에서 한국의 기술강국으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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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기술의 가치를 높게 두고 기능올림픽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을 찾아 참가 선수를 직접 만나고 격려했다. 현장에서 윤 대통령은 “기술인이 우대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회 개최 전 현직 대통령이 기능올림픽 출전 선수를 직접 만난 것은 30여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17일 기능올림픽 현장을 찾았다. 삼성전자는 2007년부터 이 대회를 후원해왔다.

도전정신은 한국과 기능올림픽의 철학인 동시에 숙제다. 한국은 과도한 교육열이 빚은 일종의 기술천시 문화를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어수봉 한국위원회 회장(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한국은 기능을 기술과 구분해 상대적으로 기능을 저차원 개념으로 평가절하한 경향이 있는데, 이는 오해와 사회적 편견”이라며 “어떤 기술이라도 익히고 이 기술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기능올릭핌 대회 모습. 사진제공=산업인력공단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기능올릭핌 대회 모습. 사진제공=산업인력공단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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