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10명 중 7명이 사용하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7%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가 곧 7%대다. 지표금리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10년 만에 3%대를 넘어섰다. 당장 18일부터 9월 코픽스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반영되는 만큼 이자 공포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로 8월 기준(2.96%)보다 0.44%포인트나 상승했다. 2012년 7월 3.40%를 기록한 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도 모두 전월 대비 상승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0.27%포인트 오른 2.52%를,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0.25%포인트 오른 2.04%를 각각 기록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 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되는 구조로 수신 상품의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도 오르게 된다. 신규 취급액과 잔액 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매도, 표지어음 매출, 금융채(후순위채·전환사채 제외)가 반영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일부 시중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대출금리 조정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18일부터 5.68~6.48%로 올려 적용한다. 금리 상단, 하단 모두 0.44% 포인트 올렸다. 전세대출 또한 1억 원 이상, 내부 신용등급 3등급, 만기 일시 상환을 기준으로 4.95~5.35%에서 5.39~5.79%로 변동한다. KB국민은행은 신규 코픽스 연동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4.65~6.05%에서 5.09~6.49%, 전세대출을 4.48~5.88%에서 4.92~6.32%로 올리기로 했다. 두 은행 모두 주담대 금리 상단이 6%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올라서게 된다. NH농협은행은 신규 코픽스 연동 변동형 주담대의 금리를 18일부터 4.94'6.04%로 적용해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섰다. 당장 금융권에서는 전세대출을 걱정한다. 전세대출은 지난 5년간 50조 원 미만에서 160조 원으로 세 배 이상 폭증했다. 저금리 시대, 거세게 불어닥친 갭투자 열풍으로 전세자금대출이 집값의 지렛대 역할을 한 만큼 전세대출 금리 상승은 부동산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가계부채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코픽스 인상에 민감하다. 올 들어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고정금리 대출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은행권의 잔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여전히 78.5%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코픽스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데 따라 10월 코픽스 역시 큰 폭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인상해 조달 비용이 빠르게 늘고 있는 점도 코픽스 및 대출금리 인상을 부추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가 △우리은행 4.65% △하나은행 4.60% △신한은행 4.55% △국민은행 4.39%로 5%를 목전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