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9일부터 7박9일 일정으로 미국과 칠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등을 공식 방문하고 17일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을 넓히는 한편 중남미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부산 엑스포 유치에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적지 않은 방문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다.
한 총리는 서울공항 도착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7박 9일간의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조금 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며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국민 여러분께 의미 있는 성과를 말씀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순방을 통해 자원과 식량의 보고인 칠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중남미 3국과 협력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며 경제·식량 안보를 보다 공고하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총리는 “세계적으로 공급망 불안이 큰 시기에, 리튬 등 핵심 전략 광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수소·방산·농업·수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귀국길에 들른 애틀랜타에서는 현지에 진출한 전기차·배터리·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목소리를 듣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중남미 3개국 순방 마치고 귀국 "부산엑스포·자원외교"
올해는 1962년 수교국이 27개국에 불과했던 한국이 칠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15개국과 외교관계를 전격 수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 총리 순방은 중남미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 총리의 순방 첫 국가인 칠레는 한국과 최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2004년 발효)이자 중남미 주요 우방국으로 꼽힌다. 정상급의 칠레 방문은 7년 만이다. 칠레와의 관계도 '포괄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했다.
한 총리는 이어 중남미의 대표적 민주국가이자 금년 하반기 메르코수르(MERCOSUR) 의장국인 우루과이를 12~13일 1박2일 일정으로 공식 방문했다. 우리 정상급의 우루과이 방문은 11년 만이다. 메르코스르는 우루과이·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 4개국 간 공동시장(관세동맹)을 뜻한다. 한 총리는 라카예 우루과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중남미와의 경제통상 관계 강화를 위한 최고위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양국의 실질 협력 증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한 총리는 마지막으로 남미의 전통적인 주도국이자 자원·식량 강국인 아르헨티나를 13~15일 2박3일간 공식 방문했다. 우리 정상급의 아르헨티나 양자 공식 방문은 18년 만이다. 한 총리는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면담 및 공식 오찬을 개최하여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양국 간 경제안보 등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한-아르헨티나 기업인 간담회 등에도 참석했다.
한 총리는 무엇보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 역시 이번 순방의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칠레,우루과이,아르헨티나 세 나라의 대통령님들은 물론 많은 분들이 부산 지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현지에서 우리 기업들의 다양한 유치 활동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칠레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부산세계박람회 로고를 래핑한 EV6 전기차를 도심 곳곳에서 운행해 박람회 유치를 위한 우리 국민들의 염원을 활발하게 알리고 있었다”며 “아르헨티나에서는 포스코가 도심 곳곳에 홍보 배너를 설치해 어느 곳에서도 쉽게 부산세계박람회에 대한 광고를 볼 수 있었다”고 국내 기업의 노력을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