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자금난에 결국 경영권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낸 가운데 메쉬코리아와 손잡았던 협력사들의 배송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메쉬코리아가 지난달 적자 사업인 새벽배송을 비롯한 사업 축소에 나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인력 이탈과 경영난이 계속될 경우 협력사들의 추가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유통·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네이버 풀필먼트 연합체(NFA)에 합류한 메쉬코리아가 지난달 말 풀필먼트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NFA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다양한 맞춤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배송 업체와 협력해 만든 플랫폼이다. 메쉬코리아의 합류는 올해 초로 예정됐지만, 시스템 연동이 늦어지면서 7월에야 이뤄졌다. 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메쉬코리아가 사업을 축소하면서 결국 NFA에서의 배송 서비스도 종료하게 됐다.
G마켓도 메쉬코리아의 경영난 여파가 미친 대표적인 파트너사다. G마켓은 기존 익일 배송에 더해 올해 2월 새벽·휴일 배송을 시작했다. 새벽 시간과 휴일에도 제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메쉬코리아가 배송을 전담했다. 소비자들의 배송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새벽배송 서비스는 출시 3개월 여 만에 거래액이 80% 증가하는 등 서비스 만족도가 높았다. 하지만 이 역시 메쉬코리아의 새벽배송 철수로 자연스럽게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다.
패션 브랜드 ‘자라’도 지난달 말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메쉬코리아는 경기도 남양주에 의류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하며 식음료를 넘어 패션 분야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지만 계속되는 경영난에 자라의 새벽배송을 전담한 지 수개월 만에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오아시스마켓의 경우 메쉬코리아와 함께 추진하려던 퀵커머스 사업을 독자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오아시스마켓 관계사인 실크로드는 메쉬코리아와 퀵커머스 서비스 ‘브이마트’를 위해 합작사 ‘브이’를 설립했다. 올해 초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약 1년간 연기됐고, 결국 실크로드가 지난 13일 메쉬코리아가 보유하던 브이의 주식을 전량 인수하면서 다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메쉬코리아는 네이버와 GS리테일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다양한 협력사들의 배송 서비스를 전담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그 결과 매출이 2019년 1614억 원에서 2021년 3039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연이은 투자와 서비스 확장의 어려움 등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2019년 123억 원이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368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최근 메쉬코리아는 경영권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며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 14일 마감된 예비입찰에는 동종 물류업체와 사모투자펀드(PEF)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