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카톡 먹통' 순기능?…주부도박단, 화투패 쥔 채로 잡혔다

도박장 망 보던 '문방', 경찰 다가온다는 메세지 보냈지만 '전송 오류'

31명 일망타진…도박자금 1200만원도 압수

불륜 카페선 한때 멀티프로필 노출 주장 퍼져…회원들 아수라장





카카오톡 오류 사태로 인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최근 주부도박단을 일망타진하는 데 카카오톡의 에러가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톡 먹통으로 국민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의외의 순기능도 있었던 셈이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전북 익산시 상가건물에서 도박판을 벌인 중년의 가정주부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익산경찰서는 이른바 '도리짓고땡' 도박을 한 31명을 입건하고 도박자금 120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이날 도박장에는 총책임자인 '창고장'과 도박자금을 빌려주는 '꽁지', 음료를 타주는 '박카스' 등으로 역할이 포진해있었다. 여기에는 경찰 단속에 대비해 망을 보는 이른바 '문방' 역할을 하는 이도 있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문방은 처음 보는 사내(경찰)가 도박장으로 다가온 순간 도박꾼이 모인 카톡방에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하지만 이날은 SK C&C데이터 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카카오톡 먹통 대란'이 발생한 날이었다.



문방의 문자는 카카오톡 오류도 전송되지 못했고, 경찰이 2층 상가 건물 문을 열고 도박장으로 들어오는 걸 눈치채지 못한 도박꾼들은 손에 쥔 화투패를 내려놓지도 못한채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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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오류가 발생하면서 '불륜 카페'에서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지난 16일 오전 2시를 넘어 서비스가 일부 복구되면서 해당 시간대에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이 무작위로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은 상대에 따라 각기 다른 프로필 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 기능인데, 지정한 친구가 아닌 다른 친구들에게도 멀티프로필 사진이 보이는 바람에 수 년간 유지해 온 불륜이 들통났다는 내용이다.

이 뿐 아니라 사회적 성 소수자들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성 정체성이 드러나는 '아웃팅' 피해를 우려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만 일부 프로필 이미지 설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카카오 측은 오류 사태와 관련해 19일 오전 대국민 사과를 했다. 공동대표 가운데 서비스 부문 등을 맡고있는 남궁훈 대표는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유료 서비스 이용자뿐 아니라 이번 장애로 피해를 본 이용자 등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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