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중간선거 승리가 불투명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물가를 잡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한다. 지지층 집결을 위해 낙태권 문제에도 불을 지폈다.
18일(현지 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략비축유 1500만 배럴을 올해 안에 추가로 풀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유가 안정을 위해 올해 11월까지 비축유 1억 8000만 배럴를 방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여름 비축유 판매가 당초 계획보다 저조해 이 중 1500만 배럴이 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정한 비축유 방출 시한이 지나도 12월 중 나머지 물량을 시장에 내놓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정부가 보유한 비축유가 4억 배럴을 넘는다며 필요할 경우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다음 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름 값을 잡기 위한 조치다. 세계 경제 침체 우려로 하락했던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OPEC+의 대규모 감산 조치로 다시 꿈틀대는 데 대응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2.82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3.09%, 브렌트유는 90.03달러로 1.74% 각각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과 지지층을 겨냥한 낙태권 이슈도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DC 하워드극장 연설에서 대법원이 낙태권을 합법화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했을 당시의 분노를 상기하라고 촉구하며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낙태권을 최우선으로 입법하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에서 이기면 내가 의회에 보낼 첫 번째 법은 낙태권 성문화법이 될 것”이라며 “의회가 이를 처리하면 내년 1월에 인준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법원이 임신 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한 결정에 맞서 낙태권을 연방법으로 성문화하려면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현재 중간선거를 앞둔 설문조사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조사에서는 유권자의 49%가 ‘공화당에 투표하겠다’고 답해 ‘민주당 투표(45%)’를 앞섰고 CBS 조사에서는 하원에서 공화당이 224석, 민주당이 211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은 현재 하원 다수당이고 상원은 공화당과 정확히 양분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의원 전체,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을 새로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