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해 공무원 피격' 서욱·김홍희 구속…'文정부 윗선' 수사 급물살

法 "증거인멸·도망 우려" 영장 발부

檢, 내주 박지원·서훈 소환 가능성

최종적 文 전 대통령 소환 관측도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서욱(59) 전 국방부 장관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가 ‘7부 능선’을 넘었다. 서해 사건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 문제점이 감사원에 이어 법원에서도 인정됐다. ‘월북몰이’를 위한 군 첩보 삭제·허위 보도자료 배포 등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된 만큼, 서훈 전 청와대 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서 전 장관과 김홍희(54) 전 해양경찰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이날 새벽께 “증거인멸 및 도망우려가 있다”며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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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전 장관은 2020년 9월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정부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의 감청 정보 등이 담긴 군사 기밀을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하거나 합참 보고서에 허위 내용을 쓰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허위 공문서 작성, 공용전자기록 손상 등)를 받는다. 감사원이 13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방부 등 관계 기관은 2020년 9월 22일 오후 북한군에 발견된 이 씨의 팔에 붕대가 감겨졌는지, 또 어떤 선박에 옮겨 탔는지, 최초 접촉 시 월북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등 정황을 확인하고도 이를 분석하지 않았다. 관계 당국이 이 같은 정황을 알고도 무시하고 일관되게 ‘자진 월북’으로 대응했다는 게 감사원 결론이다.

김 전 청장은 세 차례에 걸쳐 서해 사건과 관련한 허위 중간수사 결과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공용전자기록 손상 등)를 받는다.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 증거를 은폐하고 실험 결과를 왜곡해 고(故) 이대준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속단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또 중간수사 결과 발표 때 해경 관계자로 하여금 이씨의 도박 채무와 월북이 연관된 것처럼 발표해 이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도 적용됐다.

감사원에 이어 법원도 두 사람에 대한 혐의점을 인정한 만큼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간 야권에서는 ‘전 정권을 겨냥한 기획 수사’라거나 ‘무리한 수사로 야당을 탄압한다’고 반발해왔지만, 법원도 일단 검찰의 손을 들어주면서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의혹의 ‘연결고리’인 서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검찰 수사는 청와대 ‘윗선’으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단 이르면 내주 중 서 전 실장과 박 전 국정원장에 대한 소환통보가 예상된다. 이들은 서 전 장관과 함께 문재인 정부 핵심 안보라인으로 꼽힌다. 검찰이 이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한 뒤 최종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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