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사는 남성 A씨는 13일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만취한 A씨는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야 XX야, 음주한 게 무슨 죄냐”고 욕설을 내뱉었다. 이에 경찰이 주의를 주자 A씨는 “XX놈아 경찰이 뭔데”라며 경관의 가슴팍을 때렸다.
사회복무요원인 20대 남성 B씨는 술에 취해 서울 강동구 한 길거리에서 친구와 싸웠다. 이후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순찰차에 오른 B씨는 무릎과 팔꿈치로 차량의 유리창을 부수고 난동을 부렸다.
경찰이 77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여전히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특히 재직기간 5년 이하 경찰관 퇴직자 수가 전년대비 크게 늘어나면서 경찰의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 경찰관 중 재직기간이 5년 이하인 퇴직 경찰관은 126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80명이었던 전년대비57.5% 급증한 수치다. 올해 8월까지 퇴직한 사람도 이미 69명에 달해 올해 퇴직자 수도 10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저연차의 ‘퇴직러쉬’는 10년차 이상 경찰관과 비교했을 때 더 두드러진다. 10~15년차 경찰 퇴직자 수는 40명으로, 5년 전인 2017년(45명)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5명이 줄었다.
저연차 퇴직자 수가 지난해 크게 늘어난 원인으로는 낮은급여와 열악한 업무환경, 연금 축소 등이 꼽힌다. 경찰관이 지급받을 연금이 축소되는 것도 문제다. 청년층이 공직에 도전하는 큰 이유인 공무원 연금 혜택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 퇴직연금은 ‘평균 월 소득×재직기간별 적용비율×재직연수×1.7%’ 방식으로 계산하는데, 승진 소요 연수가 긴 경찰은 평균 소득월액이 낮아 다른 일반 공무원보다 퇴직연금은 적은 구조다.
경찰대 산하 치안정책연구소가 올해 6월 발표한 ‘한국경찰의 개인 및 조직특성에 관한 패널조사’에서도 경찰 중 내근직은 업무 압박이 높고, 외근직은 업무상 부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근 5년간 범죄자 공격에 다친 경찰관 수가 230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7년 453명, 2018년 536명, 2019년 608명, 2020년 441명이었고 지난해에는 263명이었다.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줄면서 부상자 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수백 명이 매년 공상(공무상 재해)을 입는 셈이다. 피습과 질병 등을 모두 합해 최근 5년간 순직한 경찰관은 총 72명이다. 부상한 경찰관은 8237명이다.
정우택 의원은 “급여 체계와 조직 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업무량과 업무 성격에 따라 급여를 현실화하는 한편, 공무집행방해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경찰관 공격 등 법치를 무력화하는 행위에 대해선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