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4년만에 한국 온 태양의서커스… 유튜브 영상으로 못 느낄 '짜릿함의 향연'

[4년만에 '뉴 알레그리아'로 돌아온 태양의 서커스]

팬데믹이 낳은 고립·단절 극복

불꽃 저글링·10m 공중곡예 등

한계 도전하는 퍼포먼스 통해

기쁨과 화합의 메시지 담아내

잠실서 내년 1월1일까지 공연

아트서커스 그룹 ‘태양의서커스’ 공연을 상징하는 대형 빅탑 시어터 ‘그랑 샤피또’. 사진 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아트서커스 그룹 ‘태양의서커스’ 공연을 상징하는 대형 빅탑 시어터 ‘그랑 샤피또’. 사진 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인간이란 함께 사는 존재이지 격리되고 고립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라이브 쇼만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알레그리아’에서 전하려는 기쁨이라는 메시지도 저희는 자랑스럽습니다” (마이클 스미스 태양의서커스 예술감독)




태양의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의 한 장면. 사진 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태양의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공연의 한 장면. 사진 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2018년 ‘쿠자’ 이후 4년만이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 세계적인 아트 서커스 그룹인 ‘태양의서커스’의 상징인 대형 빅탑 시어터 ‘그랑 샤피또(Grand Chapiteau)’가 다시 세워졌다. 2007년 ‘퀴담’ 이래 태양의서커스의 역대 7번째 내한인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대표작 ‘알레그리아’를 초연 25주년 기념으로 재해석한 버전인 ‘뉴 알레그리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덮치면서 1년여간 공연을 쉬었던 탓에 2019년 완성하고도 북미 대륙을 제외한 인터내셔널 투어로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다. 태양의서커스로서는 작년 11월 투어를 재개하며 선택한 복귀작이기도 하며, 국내 공연 역시 2020년 계획됐다가 연기를 거듭한 끝에 열리게 됐다.

‘뉴 알레그리아’ 공연의 한 장면. 긴 장대 위에서 벌어지는 공중곡예 ‘아크로 폴’. 사진 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뉴 알레그리아’ 공연의 한 장면. 긴 장대 위에서 벌어지는 공중곡예 ‘아크로 폴’. 사진 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알레그리아’는 1994년 초연 이래 전 세계 40개국 255개 도시에서 공연하며 1400만명 넘는 관객을 모은 작품이다. 한국에서도 2008년 공연한 바 있다. 스페인어로 ‘기쁨’을 뜻하며, 최근 세상을 떠난 연출가 프랑코 드라고네가 어릴 적 스페인 시골마을에 살 때 주민들이 삶에 지쳐 힘들 때마다 “알레그리아!”라고 외치던 모습에서 착안했다. 이를 재해석한 ‘뉴 알레그리아’는 무대연출·곡예·세트·의상·조명·분장 등 거의 모든 구성요소를 새롭게 바꿨다. 다만 1996년 그래미어워즈 후보에 오르기도 했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음악은 대부분 그대로 썼다.

관련기사



2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빅탑 시어터에서 열린 태양의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프레스콜 행사에서 곡예사가 플라잉 트라페즈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2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빅탑 시어터에서 열린 태양의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프레스콜 행사에서 곡예사가 플라잉 트라페즈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장대 위에 매달린 무용수가 공중 발레를 선보이는 ‘아크로 폴’, 14명의 곡예사가 십자형 트램폴린 2개를 활용해 체조동작 및 덤블링을 선보이는 ‘파워 트랙’ 등 화려한 동작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이들은 개막일인 20일 정식 공연에 앞서 프레스콜 행사를 통해 취재진에 ‘파이어 나이프 댄스’ ‘플라잉 트라페즈’를 공개했다. ‘파이어 나이프 댄스’는 건장한 곡예사가 라이브 드럼 연주에 맞춰 벌이는 불쇼다. 불꽃으로 저글링을 하는 걸 넘어 맨손으로 불꽃을 만지고 삼키는 등의 곡예가 드러머의 연주, 가수의 노래와 어우러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무대 위 10m가량 높의 공중그네 4대를 활용한 ‘플라잉 트라페즈’는 화려한 공중곡예의 결정판이다. 공중 곡예사가 그네 위에서 몸을 던지면 반대 방향에서 그네를 탄 ‘브롱크스’ 역할의 캐처가 받아내는 모습은 중력과 인간 신체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 하다.

2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빅탑 시어터에서 열린 태양의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프레스콜 행사에서 곡예사가 파이어 나이프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2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빅탑 시어터에서 열린 태양의서커스 '뉴 알레그리아' 프레스콜 행사에서 곡예사가 파이어 나이프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스미스 예술감독은 “팬데믹 이후 다시 한국에 와서 공연하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작품의 주제인 ‘화합, 기쁨’의 메시지를 유지하면서, 팬데믹이 낳은 고립과 단절 속에 어떻게 사람들이 화합하고 뭉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추가로 넣었다. 그는 “팬데믹 동안 고립을 겪은 관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심하며 작품을 만들었다”며 “어떻게 하면 어두움과 슬픔이 없는 기쁨 가득한 세상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태양의서커스의 작품들은 기승전결과 의미의 전달이 확실한 공연들과 확연히 다르다. 스미스 예술감독은 “우리의 관객들은 매일 밤 개개인이 서로 다른 공연을 봤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며 “각자의 인생사에 따라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내년 1월 1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빅탑 시어터.

마이클 스미스 태양의서커스 예술감독이 2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시어터에서 열린 ‘뉴 알레그리아’ 프레스콜 행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마이클 스미스 태양의서커스 예술감독이 20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시어터에서 열린 ‘뉴 알레그리아’ 프레스콜 행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