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유·초·중·고에 투입되는 지방교육재정 중 일부를 떼어 대학 및 평생교육에 지원하기로 하자 전국 시·도교육감과 교육단체들이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수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출범식 및 범국민 서명운동 선포식을 열고 “선진국 수준의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교부금은 지금보다 더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이달 10일 10개의 학부모와 시민단체, 교원단체 제안 이후 122곳의 참여단체와 함께 출범한 범국민 시민단체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 단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학부모 단체가 참여했다.
공대위는 “유·초·중등교육을 위한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적인 확보로 우리 학생들이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 환경 속에 성장해 가길 바란다”며 “지역의 교육상황 분석을 통해 과대학교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중장기적인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의 확충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학습 및 정서결손 회복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 조성 △노후된 교육환경 개선 △과대학교·과밀학급 해소 및 교원확충 △방과후 교육비, 체험학습비 등 학부모 부담 경비 전면 무상화 등을 위한 재정이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방교육재정 교육감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이날 “전국 초·중·고 학교 건물 중 40년 이상 된 건물이 19.3%에 달하고, 1급 발암 물질인 석면에 노출된 학교가 전국적으로 6636개교나 된다”며 “과밀학급 또한 전체의 28%나 차지하는 등 시설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역시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고 경제 여건이 악화될수록 교육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유능한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며 “열악한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는 유·초·중등 예산을 빼어 활용하는 임시방편적인 방법보다는 고등교육교부금제도 등을 신설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부금의 60% 정도는 인건비로, 20%는 학교 전출비로 빠지는 상황”이라며 “여기서 고등교육을 위해 3조6000억원이 빠진다면 미래교육 투자에 심각한 결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등 고등교육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자 교육교부금 중 교육세 부분을 떼내 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내국세에 연동된 교육교부금은 늘어나는 데 비해 학생 수는 점점 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기준 교육세는 3조6000억원 가량이다.
공대위는.교육교부금 개편 반대를 위한 ‘전국적인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국회 방문과 대정부 설득, 집회·시위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