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만원을 가로채려 구치소 동기를 살해한 뒤 불을 질러 시신까지 훼손한 3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제11형사부(박현배 부장판사)는 강도살인과 현존건조물방화,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2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울산의 B씨 집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섞은 술을 먹인 뒤 B씨가 잠들자 이불을 이용해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B씨는 2020년 7월 울산구치소에서 만나 출소 후에도 친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다 A씨는 B씨의 계좌에 200만원 정도의 돈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B씨 몰래 계좌에 든 돈 193만원을 자신의 여자친구 계좌로 빼돌렸다. 이를 알게 된 B씨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자 돈을 되돌려 줄 것처럼 한 뒤 이처럼 살해했다.
A씨는 살해 후 B씨 휴대전화로 16차례에 걸쳐 115만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고, 피해자 명의로 154만원의 단기대출을 받기도 했다. 또 A씨는 B씨가 화재로 숨진 것처럼 꾸미기 위해 방안에 불을 질러 시신까지 훼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까지 질렀다”며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누범 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종합하면 그에 상응하는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