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최수문기자의 트래블로그] ‘계륵’ 유커

시진핑 3연임에 中 봉쇄 장기화 가능성

해외여행 감소로 유커 파워 소멸될 듯


지난주 말 이뤄진 중국 공산당의 제20차 당대회 수뇌부 구성을 관광 분야 측면에서 봤을 때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의 깜짝 발탁이다. 중공 정치국 상무위원회 서열 2위로 차기 국무원 총리에 예약된 것이다. 그는 올초 상하이시 코로나19 봉쇄의 책임자다. 앞서 봉쇄로 인한 경기 침체 책임론에 따라 승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번에 그런 외부의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코로나 봉쇄나 이에 따른 경제 불안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다. 즉 경제보다 국가안보·국내통제를 앞세운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16일 당대회 개막식 ‘업무 보고’에서 “감염병 예방 및 통제 시스템을 강화해 코로나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것”이라며 향후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속할 뜻도 분명히 했다.

결국 중국에서 시진핑의 3연임 결정 과정이 순조롭게 끝날 경우 늦어도 내년 초부터 코로나 봉쇄가 완화되고 따라서 한국으로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이동이 보다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낙관론자들의 예상이 어긋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2016년 한 해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806만 명으로 그해 전체 외래 관광객 대비 47%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과 함께 특히 코로나19 봉쇄로 급감했다. 올들어 8월까지 누적 유커는 12만 명으로 전체 외래 관광객의 9%에 불과하다. 통계상으로는 ‘관광’이지만 대부분 비즈니스 차원에서 들어온 이들로 순수한 관광객은 거의 제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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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대부분의 국가들이 코로나 검사와 격리 등 입국 규제를 해소한 가운데 중국만 여전히 10일 내외의 입국 격리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내 봉쇄 강도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당대회라는 정치 행사가 끝나더라도 제로 코로나 규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시진핑 장기집권과 함께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와 사회의 관리 통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인의 해외여행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는 한때 카지노·명품 등 전 세계 관광 시장을 휩쓸었던 ‘유커 파워’가 소멸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서울 명동과 신촌 등 일부 주요 관광지는 유커의 소비에 맞춤 설계가 된 곳이다. 이들은 유커 방한 시장이 활성화돼야 회복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는 우리 관광 시장을 불안정한 특정 국가에 ‘올인’한 잘못이기도 하다.

포기하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유치 노력에 비해 결과는 신통치 않다. 한국 관광 시장에서 유커가 점차 ‘계륵’이 돼 가고 있다.

chsm@sedaily.com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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