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건설수주액이 올해 대비 11%가량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 채무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내년 수주 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경영협회는 27일 ‘2023년 건설시장 환경변화와 대응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박항렬 블리츠자산운용 부사장은 올해 연말까지 국내 건설수주액은 225조 원으로 정점을 찍는 반면, 내년에는 201조 원으로 올해 대비 10.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기별 예상 수주액은 내년 상반기 98조 원, 하반기에는 103조 원이다. 이는 올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4%, 4.7% 줄어든 금액이다. 발주자별로 보면 공공부문은 내년 수주액 52조 원으로 올해보다 7% 감소, 민간부분은 149조 원으로 같은 기간 12% 쪼그라들 전망이다.
공종별로 내년 건축부문은 올해 대비 11.7% 감소한 147조 원, 토목부분은 같은 기간 8.1% 줄어든 53조 원으로 예상된다. 주거용과 비주거용 부문은 내년 각각 77조 원, 70조 원으로 올해보다 9.7%, 13.8%씩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지속 중인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 부담 증가로 내년 민간부문 수주액이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레고랜드 채무불이행으로 촉발된 부동산 PF 우발채무 위험까지 더해지면서 수주 환경이 악회되고 있다. 공공부문도 정부의 SOC 예산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하고 재정 건전성 강조로 수주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박형렬 부사장은 내년에는 수주의 양적 확대보다는 실제 착공 가능한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등 수주의 질적 내용에 집중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간 주택·부동산 사업의 경우 투자 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해 실수요에 기반한 사업 전개가 필요하다”며 “단기유동성 문제와 부동산 PF 리스크 등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적 대응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해외건설 수주는 내년 증가할 것으로 봤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330억 달러, 내년에는 10% 증가한 363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고유가 지속에 따라 중동 산유국들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발주부문도 건축·인프라 분야까지 확장되는 등 향후 양적 변화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