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NFT 폰지사기 의혹’ 업체, 해외투자 다단계 사업까지…추가피해 우려

해외 투자모집도 폰지사기 형태

손실 회복하려다 피해 키울수도

‘NFT 폰지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H업체의 서울 사무실. 가상자산 채굴기 6대가 가동되고 있다. 독자 제공‘NFT 폰지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H업체의 서울 사무실. 가상자산 채굴기 6대가 가동되고 있다. 독자 제공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그림 투자를 내세워 수천 명의 투자자를 모집하고 수익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폰지사기 의혹이 제기된 H사가 해외 사업을 명목으로 다단계 방식의 투자 유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 경색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원금 상환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해외투자 사업 역시 전형적인 폰지사기 형태를 띠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27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수천억 원대 폰지사기 의혹이 제기된 H사 대표 유 모(55) 씨는 동업자 A 씨와 함께 해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H사는 앞서 원금 상환이 중단된 기존 사업과는 달리 해외 사업에 투자한 이들에게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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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H사의 해외 사업 역시 폰지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개월 내에 투자금을 몇 배로 불려주겠다며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약속했지만 수익 구조가 확실치 않다. 다른 투자자를 모집하면 ‘모집 수당’, 각 지역에 투자자를 모집할 센터를 세우면 ‘센터 수당’, 투자 금액에 따른 ‘직급 수당’ 등 차등적 수당을 지급하는 것도 전형적인 다단계 방식의 폰지사기 행태다.

앞서 유 씨는 투자자들에게 NFT 기반 그림을 이용해 원금의 3배 이상을 지급하겠다면서 자금을 유치했다. 내부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에 따르면 H사의 수익 구조는 자전 거래로 가격을 높인 뒤 제3자에게 파는 형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수익원인 한 가상자산 투자도 현재 가격이 올 4월 대비 1%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며 사실상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태다. 유 씨는 해외 사업을 위해 한 가상화폐 벤처기업과 협약을 맺었다고 홍보했지만 실체가 불분명하다.

문제는 기존 사업에 투자해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이 원금 회복을 꾀하다 추가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다. 손실금을 메우기 위해 은행 대출을 받아 해외 사업에 추가 투자한 이들이 적지 않다. 피해자 B 씨는 “기존 사업에 투자한 원금 80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손실 회복을 위해 2000만 원의 은행 대출을 받아 추가로 투자했다”면서 “사업·수익 모델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지만 투자한 돈이 많다 보니 일단 믿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투자자들의 고소장을 받아 유 씨와 H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 씨는 현재까지 투자자들과 연락을 두절한 채 행방이 묘연하다. 본지는 유 씨의 입장과 향후 사업 계획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이건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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