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부’가 컷 탈락 위기에 놓이자 김시우(27)가 다시 한 번 캐디를 자처했다. 오지현(26)은 캐디를 교체한 후반에 버디만 3개를 몰아쳐 예선 통과에 성공했다.
28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GC에서 계속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클래식 2라운드. 전날 18번 홀에서 오지현의 깜짝 캐디로 변신한 김시우가 이날은 10번 홀부터 골프백을 멨다.
전날 2언더파를 친 오지현은 이날 2번 홀(파3)부터 보기를 범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3번 홀(파4) 버디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이후 3타를 잃어 3오버파로 전반을 마쳤다. 오지현의 컷 탈락 위기에 옆에서 응원하던 김시우가 후반 10번 홀부터 캐디로 나섰다. 오지현은 “전반에 3오버를 치니까 떨어질 것 같다고 오빠가 캐디백을 메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사랑의 힘이었을까. 오지현은 김시우가 골프백을 멘 후반에 반등했다. 14번(파3)과 15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더니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특히 18번 홀에서 약 12.5m의 버디 퍼트가 성공하자 오지현은 김시우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날 이븐파 72타를 친 오지현은 공동 28위(2언더파)로 3라운드를 맞는다.
12월 18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예비부부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에도 알콩달콩함을 자랑했다. 김시우가 “버디 누구 때문에 했어”라고 묻자 오지현은 김시우를 손으로 가리켰다. 오지현은 “오빠가 후반 9홀에 캐디피 500만 원이라고 했다”며 “2019년에 오빠가 이 대회에 응원 왔을 때 잘 쳤고 이번에는 3년 만에 예선을 통과했다. 진짜 캐디피를 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시우는 “제 능력이죠”라고 웃으며 말한 뒤 “다음 주 대회까지 함께하고 다음 달 7일 같이 미국으로 갈 예정”이라고 향후 일정에 대해 밝혔다. 이어 “케이던스 뱅크 휴스턴 오픈 대회를 함께한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 준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핀크스GC를 찾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스타는 김시우뿐만이 아니었다.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한 김주형(20)도 경기장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오전에는 오지현을 따라다니는 김시우와 담소를 나누며 대회를 즐겼다. 팬들의 사인 및 사진 촬영 요청에 최근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하기도 했다. 이시우 코치와 함께 제주에 왔다는 김주형은 오지현의 경기를 지켜본 뒤 같은 아카데미 소속인 박현경과 김수지·안지현 등의 경기를 보며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