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내 딸 어디서 찾나요"…새벽 안치소, 부모는 눈물 흘렸다

장례식장 돌아다니며 실종자 찾는 발걸음 이어져

사망자 151명·부상자 82명·전체 사상자 233명

이태원 사고 부상자 병원 후송./연합뉴스이태원 사고 부상자 병원 후송./연합뉴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151명의 사망자와 8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각지의 장례식장과 응급의료센터에는 실종자를 찾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소방당국에 따르면 참사 사망자는 새벽 6시 기준 149명보다 2명 늘어난 151명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수도 76명에서 82명으로 늘었다. 전체 사상자는 225명에서 233명으로 늘었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병원 응급의료센터와 장례식장에는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와 가족을 찾는 이들이 계속해 찾아왔다. 실종자의 가족들은 장례식장과 응급의료센터에 들어와 실종자의 이름을 연신 부르며 “어디에 가야 찾을 수 있냐”고 눈물을 훔쳤다.

이날 오전 순천향대 장례식장으로 허둥지둥 뛰어 들어온 20대 남성 두 명은 “어제 여자친구와 놀고 있었는데 새벽에 친구에게 상황이 안 좋다고 연락이 왔다. 톡을 하고 있었는데 정확한 상황이 아직 파악이 안 된다. 여기 있다고 해서 왔는데 없다고 해서 다른 곳에 찾으러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밤 10시께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 둘째 딸을 찾으러 왔다는 정 모(63)씨는 “어제 밤 10시쯤부터 딸이 연락이 안 됐다. 외국에 있는 자기 언니한테 이태원에 있다면서 사진을 보냈는데 그 뒤로 연락이 안 돼 주민자치센터에 마련된 유족대기실에 있다가 이 곳에 왔다”고 말했다. 정 씨는 “휴대폰은 경찰이 가지고 있었는데 딸은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냐”며 “눈물이 나서 말을 못 하겠다. 어디로 가야 하냐”고 되물었다.



한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실종자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응급의료센터와 장례식장으로 터덜터덜 걸어왔으나 실종자를 찾지 못한 채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남편과 함께 딸을 찾아 온 여성 안 모(50)씨는 “안치소에서 확인을 했어야 하는데 거기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 확인을 못 했다”면서 “사건 5시간 전까지 연락이 됐고 같이 있던 남자친구는 멀쩡한데 딸은 어디 있는지 딸을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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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국적의 외국인 남성 7명도 사라진 친구를 찾기 위해 장례식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들은 “친구를 찾아 왔는데 혹시 사망자 중에 스리랑카 외국인도 확인됐다는 소식이 있냐”면서 “어젯밤까지 친구와 이태원에 같이 있었는데 친구 핸드폰은 경찰이 가지고 있고 친구는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께까지도 모든 사망자의 신원이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밤 중에 시신을 안치할 자리가 없어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왔던 시신들도 밤 사이 다른 곳으로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이 곳에 안치된 시신은 6구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종자의 가족들은 실종자가 사망했는지 살아있는지, 사망했다면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어 장례식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애타게 실종자를 찾아다니고 있다.

소방당국은 피해자 대부분이 10대에서 20대라고 밝혔다. 외국인 사망자는 당초 2명으로 알려졌으나 19명으로 늘었다. 이들의 국적은 이란·우즈벡·중국·노르웨이 등으로 파악됐다.

사상자들은 현장에서 순천향서울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대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보라매병원, 은평성모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여의도병원 등으로 이송됐다.

29일 밤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형 압사 참사와 관련한 실종자 신고는 서울시가 접수해 경찰로 전달하고 있다. 오전 11시 기준 누적된 신고 접수건은 2249건이다. 전화 신고는 ☎ 02-2199-8660, 8664∼8678, 5165∼5168 등 20개 회선으로 받고 있다. 120 다산콜센터로도 가능하다. 현장 방문 접수는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서 이뤄지고 있다.


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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