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보였지만 내년에는 경기 둔화와 기저효과 영향으로 고용시장 전망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낸 ‘최근 노동시장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를 보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고용탄성치가 내년에는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값으로, 이 값이 높을수록 경제 성장과 비교해 취업자 수가 많이 늘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8월 전망치를 기준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2.6%, 취업자 증가율은 2.7%로 예상된다. 고용탄성치를 계산해보면 1.04로 취업자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6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올해는 고용훈풍이 불었지만 내년에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보고서는 내년 취업 증가율이 0.5%에 머무르며 고용탄성치도 0.24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장기 평균치인 0.34에도 못미친다.
SGI는 최근 노동시장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력 미스매치가 일어나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관찰된다고 진단했다. IT 부문을 중심으로 새롭게 생겨난 일자리는 소프트웨어 설계와 코딩 등의 기술을 많이 요구하는데, 이는 기존 취업자들이 보유한 능력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대면서비스업은 로봇·키오스크 등 기계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며 고용 부진이 고착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천구 상의 SGI 연구위원은 “올해는 청년·고령층 취업 증가, 디지털 전환 관련 일자리 확대, 외국인 근로자 입국 감소 등 영향으로 성장을 웃도는 고용회복세가 나타났다”며 “내년에는 수익성 악화,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인력 구조를 조정할 가능성이 커 구직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단기적으로 내년 노동시장 위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장기적으로는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고 기업 인력 수요가 증가하는 분야에 대한 일자리 창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