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인도에서 보행자 전용 다리가 무너져 최소 81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종교 축제를 즐기기 위해 150여명의 관광객이 동시에 몰리자 다리가 수 초만에 붕괴한 것이다. 특히 사고 발생 지역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고향으로 정부가 안전 검증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州) 모르비 지역의 마추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가 붕괴했다. 현수교를 지탱하는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다리가 수 초만에 무너졌고, 그 위에 있던 시민들이 그대로 강물로 빠졌다. 사고 당시 다리 위에는 150여명이 있던 것으로 당국은 추산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81명이 숨졌고 수십 명이 다쳤다. 떨어진 시민들 중 일부는 헤엄쳐 나와 목숨을 건졌다. 통신이 공개한 사고 영상에는 케이블 등 다리의 잔해를 붙잡고 당국의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도 담겼다. 이날 생존한 시민 프라텍 바사는 "여러 명의 아이들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들 중 몇 명을 함께 끌고 헤엄쳐 나오고 싶었지만 물에 떠내려가 그럴 수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당국은 사망자 대부분이 10대, 여성, 노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고가 난 다리는 길이 232m, 폭 1.5m의 보행자 전용 다리로 인도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1880년에 개통됐다. 최근 6개월간 보수공사를 거쳐 이달 26일 재개장했는데 나흘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현재 인도는 매년 10~11월에 열리는 힌두교 최대 축제 '디왈리' 기간이다. 이 다리는 축제 기간 인파가 몰려드는 관광 명소로, 사고 당시에 다리 위와 주변에 400여명이 몰려든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간의 일정으로 고향인 구자라트에 머물고 있는 모디 총리는 "참극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는 성명을 내고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과 신속한 구조를 지시했다. 야당은 다리 재개장 전 충분한 안전 평가가 실시되지 않았다며 붕괴 원인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통신은 "이번 사고는 연말 실시될 예정인 구자라트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했다"며 사건의 일으킬 정치적 영향에도 주목했다.
한편 AP통신은 29일 한국에서도 '이태원 할로윈 참사'가 발생했다며 "(이번 사고는) 아시아에서 한 달 동안 세 번째로 일어난 대형 재난"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1일 인도네시아에서도 경찰이 축구 경기장에 난입한 팬들을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을 쐈다가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 132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