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가구 업체들의 국내 출하 수준이 201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특수’로 초호황을 누리던 가구·인테리어 업체들은 1년 만에 급반전된 국면으로 접어들며 고심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1일 통계청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9월 가구 제조업 내수출하지수는 88.2로 집계된다. 이 지수(2015년이 기준지수 100)는 생산 공장에서 물건이 팔려나가는 수준을 보여주는데 이번에 조사된 9월 수치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2.67% 떨어진 것이다. 이는 지난 2018년 9월(87.8) 이후 최저 수준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월 이 지수는 135.2까지 높아지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급격하게 떨어지며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계절 여건을 조정한 지수로 볼 경우 올 9월 97.1로 절대값은 소폭 높아지지만 추세 자체가 바뀌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가구·인테리어 업계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주택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이사가 크게 줄자 가구·인테리어 업체들이 유탄을 맞은 셈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조사를 보면 올해 9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총 41만 7794건으로 지난해보다 49.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만큼 가구와 인테리어 수요 또한 줄 수밖에 없다.
한샘이 이번에 공개한 분기 실적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한샘의 경우 올 3분기 매출은 47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가 줄었고 영업이익은 -1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주택 거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원자재,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은 높아져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 외에도 현대리바트 등 관련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증권가에서는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올 3분기 감익을 점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짧은 시간 안에 사정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는 점이다. 현재로선 대출 금리 등을 감안할 때 시장의 반등 시기를 예상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은 악재들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내고 있다”면서도 “다만 업체들이 내놓은 방안들이 얼마나 실적에 호재로 먹힐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