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기반 노동자 증가 및 무인주문기(키오스크) 도입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고물가·고환율에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경영 부담이 커지며 ‘나 홀로 사장님’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만 8000명 늘어난 433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455만 8000명) 이후 최대치다.
전체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6.2%다. 지난 2018년 70.9%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 75.5%로 급등한 뒤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의 증가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택배·배달 수요가 늘며 택배 기사와 배달 라이더가 증가했다”며 “정보통신(IT) 업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개발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8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중 전기·운수·통신·금융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76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 6000명 증가했다. 여기에 키오스크 도입 등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하는 영향도 이런 증가세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다만 최근의 증가세는 경영 부담에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고물가와 고환율로 원재료값이 늘었다. 여기에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구인난이 심해졌고, 이에 따라 인건비도 빠르게 오르며 부담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밀가루 등 수입 원재료값이 오르며 경영비 자체가 늘었다”며 “구인난에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인건비가 빠르게 오른 점도 경영 부담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