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대기업 49% "정부, 금융시장부터 안정시켜야"

[대기업 긴급 경영설문] 정부 최우선 과제

34%는 '규제 완화' 첫손 꼽아

"미중 공급망 불안 해소" 10%


환율과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신용 경색까지 더해지며 상당수 기업이 금융시장에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2곳 중 1곳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환율을 비롯한 금융시장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2일 서울경제가 대기업 95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경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가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48.9%가 ‘환율 등 금융시장 안정화’를 꼽았다. 올 9월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에는 채권시장까지 경색되자 국내 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돈맥경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실물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 대기업마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상당수 기업이 정부에 신속한 시장 안정화 정책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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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를 정부의 주요 과제로 지목한 기업도 34.1%에 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규제 완화를 약속했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모래주머니’를 벗겨내겠다고 강조하면서 기업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하지만 법인세율 인하가 담긴 세제개편안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기업에 족쇄가 되는 각종 규제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번 설문 결과도 정부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답답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응답 기업의 10.2%는 정부가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어려움 해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은 공급망을 수단으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산업에 앞서 있는 한국을 자국 공급망에 참여시키려는 미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중국의 신경전이 거세지자 자칫 해외 사업에 불똥이 튀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기업이 늘어난 현실을 보여준다.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은 6.8%였다. 정부가 경직된 주52시간제 개선, 산업 현장의 평등한 노사 관계 구축 등을 시급히 추진하기를 바라는 여론이 담긴 결과로 보인다.


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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