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취업자가 올해 대비 8만 명가량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올해 80만 명에 육박하는 취업자 증가 폭이 내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불던 이례적 ‘고용 훈풍’이 잦아들고 저출산 여파로 젊은 층이 빠르게 감소하는 여파다. 특히 내년 경기가 어렵다는 점도 반영됐다.
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런 내용을 담은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79만 1000명)의 10분의 1 수준인 8만 4000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DI는 5월 경제전망 발표 당시 취업자 수가 올해와 내년 각 60만 명, 12만 명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올해 전망치는 높이고 내년 전망치는 낮췄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상반기에 판단했던 것보다 커졌다고 판단해 (내년 취업자 수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며 “올해도 4분기에는 1∼3분기보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최근 크게 늘어난 취업자 수가 내년 기저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크게 줄었던 취업자가 지난해와 올해 복귀한 만큼 내년부터는 취업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경기 변동이 취업자 증감에 미치는 규모를 나타내는 ‘고용률 변화 기여도’는 올해 77만 1000명을 기록했는데 내년에는 10만 2000명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코로나19 위기 이전(2017~2019년)의 평균(7만 2000명)과 유사한 수준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 때 빠졌던 취업자 수가 다시 회복됐다”면서 “올해 취업자 증가분이 기저 효과로 작용해 내년 취업자 증감 폭은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고용률이 높은 젊은 층 인구가 줄어드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그간 인구가 늘면서 취업자 수도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져 왔는데 내년 처음 감소 요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KDI는 특히 전 세대 중 핵심노동인구(30~59세) 비중이 내년 크게 줄어 취업자 증감에 악영향(-16만 9000명)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 총괄은 “핵심노동인구 비중은 2012년에 정점에 도달한 후 감소세로 전환됐고 미래 핵심노동인구인 15~29세의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런 인구 구조 변화는 향후 취업자 수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줄었던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다시 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해 내년 취업자 증감에 긍정적인 영향(15만 1000명)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