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말 발생한 이태원 사고와 같은 육상 사고에 대한 경찰 112 신고가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상황실)로 통보되는 체계가 현재 없으며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보다 사고 발생을 늦게 인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소방청이 대통령실과 행안부에 동시에 보고했으나 행안부의 보고 절차를 거치면서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육상사고에 대한 119 신고는 행안부 상황실로 받고 있지만 112 신고를 받는 체계는 구축돼있지 않다"며 "이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경찰청과 협의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당일 첫 압사자가 나오기 전 4시간 가량 시민들이 112로 11건 신고한 내역이 행안부 상황실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행안부 상황실에 해당 사건이 보고된 시간은 119 신고가 처음으로 접수된 오후 10시 15분으로부터 33분 지난 오후 10시 48분이다. 이후 행안부 상황실은 오후 10시 57분 내부 공무원들에게 1단계 긴급문자를 발송했으나, 장·차관들에게는 11시 19분 2단계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 앞서 행안부는 전날 이 장관이 2단계 긴급 문자를 비서실 직원을 통해 1분 뒤인 11시 20분에 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소방 1단계로 전파된 부분을 장·차관까지 다 보내면 너무 많아서 상황 관리가 어려워진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정보 전달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장관보다 사건을 먼저 인지한 이유를 묻자 김 본부장은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소방청 상황실은 사고 발생 38분 뒤인 오후 10시 53분 대통령실 국정상황실로 사고 내용을 통보했으며, 국정상황실장은 오후 11시 1분 윤 대통령에게 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했다.
브리핑에 배석한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소방청이 행안부로 보고할 때 관련 부처에 동시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실로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에 10시 48분, 대통령실에 10시 53분 사고를 통보했지만 행안부는 내부 절차를 밟으면서 장관까지 보고가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이태원 사고 관련 소방당국에 들어온 신고가 오후 10시 15분 이전에는 없었냐는 질문에 이일 국장은 "재차 확인해본 결과 현재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112 신고 녹취록처럼 공개할 지에 대해서는 "공개한 전례도 없고, 수사, 개인의 소송, 감사, 국회 절차법에 의해 지급할 수 있는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