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일 마약 수사를 위해 투입된 형사들이 사고 발생 사실을 무전을 받고 나서야 인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음식문화거리 주변, 이태원 파출소 부근 등 참사 현장 인근에 배치되고도 선제적으로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셈이다.
6일 서울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용산서 형사 3팀과 용산서 강력 1·6팀은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당일 이태원 파출소 부근에 배치됐다. 이들의 임무는 마약 피의자 인계 대비와 클럽 마약류 점검이었다. 순찰 활동을 맡은 서울청 마약수사계 두개 팀도 세계음식문화거리 주변 일대에 배치됐다.
하지만 이들은 사고 현장 가까이에 있었음에도 참사가 발행한 지 30여 분이 지난 29일 22시 44분께 사실을 최초로 인지했다. 당시는 112 신고가 빗발치고 비명 소리가 커지는 시기였다. 사고 현장 인근에 배치됐던 형사들이 사고 현장을 선제적으로 목격하고 경력 투입 등을 요청했다면 충분히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당시 형사는 마약류 범죄 예빵 등에 배치 돼 활동 중에 있어 현장에 대한 지원 요청을 받은 후에야 사고 사실을 인지했다”고 해명했다.
사고 발생 이전 형사 인력이 질서유지를 위해 한 일은 참사 당일 21시 33분 용산서 형사기동차량을 이태원파출소 건너편으로 이동시켜 인파 분산을 유도한 게 전부다. 결국 마약 수사를 위해 투입된 형사 인력은 뒤늦게 사고 현장에 급파 돼 구조 당국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환자 후송 지원 등에 투입 됐다. 참사 당일 근무한 형사팀이 마약 관련 검거인원을 취합한 결과 단속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