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우려와 고금리 탓에 미국 월스트리트에 자금 경색이 심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 시간)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지난달 미국에서 상장된 기업들의 전체 주식 공모(IPO) 규모가 16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주식 침체를 고려해 다수의 기업들이 상장을 미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과 10월 M&A 규모도 2190억달러(309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다. 지난해 미국 M&A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M&A의 급감 역시 고금리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반작용이다. 지난해에는 M&A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에서 빌릴때 금리 부담이 낮았지만 최근에는 몇배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또 고금리탓에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회사채 발생을 통한 자금조달도 어려워졌다. 이 기간 기업들이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하는 자산담보부증권(CLO) 발행 액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9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WSJ는 고금리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하락한 것이 CLO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자금경색탓에 일부 기업은 아예 경영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인터넷 소매업체 인조이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0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을 통해 상장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자금 조달과 투자자 확보에 실패해 지난 6월 파산보호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