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지 수표 안된다" 우크라 지원 두고 美 내부 충돌 커질듯

공화당 내부서 "우크라 지원 축소" 목소리

러시아도 “추가 지원 어려울것" 기대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캘리포니아주 오션사이드에서 마이크 레빈 하원의원의 재선을 지원하는 유세를 펼치고 있다. APF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캘리포니아주 오션사이드에서 마이크 레빈 하원의원의 재선을 지원하는 유세를 펼치고 있다. APF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실시된 중간선거로 미국에 민주당 대통령과 공화당 의회라는 분열된 정치 지형이 형성됨에 따라 ‘블루웨이브(민주당의 의회·행정부 장악)’를 기반으로 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추진 동력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공화당이 선거 이전부터 수 차례 비판의 목소리를 낸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부터 수술대 위에 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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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로 해외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이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문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독일 키엘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올 2월 이후 지난 달 초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군사·재정·인도적 지원 규모는 520억 유로(약 72조 원)에 달한다.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제한적 지원에 적극적인 입장이지만 공화당에서는 지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이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의 힘겨루기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내년) 경기 침체에 빠지면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blank check)’를 쓸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등 일부 극우 의원들은 “공화당이 승리하면 우크라이나에는 한 푼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아예 자금 지원 중단을 언급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공화당의 하원 탈환으로)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비용이나 지원을 줄이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도 중간선거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제한 지원’ 기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러시아의 강경파 정치인인 알렉세이 푸시코프 상원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공화당이 승리한다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중단되지는 않겠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 승인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자금을 지원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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