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대통령실 “MBC 취재 제한 아니다“…출입기자단 “사실상 박탈”

MBC 전용기 탑승 불허 반발에

대통령실 “문제는 가짜뉴스”

“취재엔 어떠한 제한도 없다”

출입기자단 “결정 철회 요구”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10일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일부분 제공하지 않는 것이지 취재 제한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MBC 탑승 불허와 관련해 오늘 언론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 책임자의 전원 파면 등을 요구했는데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취재에 관해 어떤 제한도 저희가 한 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가 여러차례 MBC의 가짜뉴스, 허위보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했다”며 “막대한 세금을 들여 전용기를 띄우는 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는 순방 외교를 위함이다. 개선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국익을 또다시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는 판단에서 최소한의 취재 편의를 제한하는 조치를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약 40시간 앞두고 대통령실 출입 MBC 취재기자 3명 중 1명에게만 문자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9월 말 윤 대통령 뉴욕 순방 당시 MBC가 윤 대통령 발언을 왜곡 보도했다며 MBC 측에 해당 보도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적 있다.

핵심 관계자는 ‘당시 MBC 뿐 아니라 대부분의 매체가 ‘바이든’을 자막으로 표시했는데 다른 매체에도 비슷한 조치가 내려져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MBC는 전문가들도 확인하기 어려운 음성을 자막으로 가장 먼저 기정사실화 했다”며 “여러차례 시정을 요구하고 진상에 대한 확인을 부탁했다. 하지만 그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불가피한 조치가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짜뉴스’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대통령실을 비판했다고 해서 이런 조치를 취한 게 아님을 (기자)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얼마든지 언론 비판에 대해 듣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출입기자단 “비용은 언론사 전액 부담…사실상 취재 기회 박탈”


하지만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은 대통령실의 이번 조치가 사실상의 취재 기회 박탈이라는 점이라는 입장이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은 13일 오후 프놈펜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13일 저녁 프놈펜을 떠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한다.

문제는 프놈펜에서 발리까지 직항 항공편이 없다는 점이다. 즉, 민항기를 탑승하는 취재진은 13일 한미일 정상회담 취재를 포기하거나, G20 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일정들을 일부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통령실 중앙 풀(pool·대표취재) 기자단은 이날 특별총회를 열고 “이번 결정의 조속한 철회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출입기자단이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 때문이다. 관련 비용 역시 각 언론사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마치 특혜를 베푸는 듯 '취재 편의 제공'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유를 불문하고 사실상 특정 언론사의 취재 기회를 박탈하는 건 다른 언론사에 대한 유사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대통령실 중앙 풀기자단 입장문 전문.


대통령실 중앙기자실 풀기자단(이하 출입기자단)은 풀기자단 소속 문화방송(MBC)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1. 대통령 순방이 임박한 시점에 대통령실이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일방적 조치로 전체 출입기자단에 큰 혼란을 초래한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

2. 출입기자단이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 때문이다. 관련 비용 역시 각 언론사가 전액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마치 특혜를 베푸는 듯 ‘취재 편의 제공’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3. 이유를 불문하고 사실상 특정 언론사의 취재 기회를 박탈하는 건 다른 언론사에 대한 유사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리는 경계하면서 이번 결정의 조속한 철회를 요구한다.

4.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일체의 언론 취재에 대한 제약은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기자단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며 일방적 통보로 이뤄지는 모든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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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입장은 2022년 11월 10일 소집된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특별총회를 거쳐 결정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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