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직장인 30% “성희롱 경험”…사측에 신고는 5%도 안돼

직장갑질119 직장인 1000명 실태조사

성희롱 경험 직장인 63% “심각한 수준”

65% “참거나 모른척”…적극 대응 못해

직장인들이 서울 종로구 내 도로에 있는 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직장인들이 서울 종로구 내 도로에 있는 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 참거나 모른척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 제기를 하더라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포자기한 경우가 적지 않다.

13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14~21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했느냐’는 질문에 29%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여성이 37.7%로 남성(22.5%) 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성추행·성폭행과 스토킹을 경험한 직장인은 각각 17.3%, 10.9%로 성희롱 보다 낮았다.



성희롱을 경험한 직장인 290명을 대상으로 심각도를 묻자,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 62.8%에 달했다. 여성의 경우 이 비율이 77.2%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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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으로 인한 영향(복수응답)은 ‘직장을 떠나고 싶다’가 42.4%로 가장 높았다. ‘업무 집중도 저하’가 39.3%, ‘직장 내 대응에 실망’과 ‘정신 또는 신체 건강 악화’가 나란히 24.5%, ‘직장 내 대인관계 어려워짐’이 21.7%로 뒤를 이었다. 심지어 ‘성희롱으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 있느냐’는 개별 질문에 6.6%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성희롱에 대해 제대로 된 대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했던 의료·상담 기관의 도움을 받지 못한 비율이 37.9%였다. 여성은 이 비율이 42%까지 올랐다. 성희롱을 당했을 때 대응(복수응답)에 대해 65.2%는 ‘참거나 모른척했다’고, 26.6%는 ‘회사를 그만뒀다’고 답했다. 두 질문을 답한 경우는 상황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반면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는 20.3%로, ‘사측 또는 노동조합 신고는 3.4%에 그쳤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가 61.8%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실제로 성희롱 신고를 한 직장인(17명) 중 성희롱을 인정받은 비율은 29.4%에 불과했다. 그런데 52.9%는 ‘성희롱 신고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겪었다’고 전했다.

여수진 직장갑질 119 소속 노무사는 “많은 시만이 신당역 사건(역무원 스토킹 살인)을 분노한 이유는 여성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라며 “사업장에서는 젠더폭력을 개인 일탈이 아니라 조직문화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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