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솽스이(雙十一·11월11일)’가 조용히 끝났다. 행사를 주도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올해 처음으로 솽스이 기간의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소비 부진으로 해마다 신기록을 경신했던 매출이 올해 꺾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2일 알리바바 그룹은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14회째 솽스이 행사가 원만하게 끝났다”며 "거시적 환경의 도전과 코로나19 영향에도 지난해 상품 거래액과 대등한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행사를 시작한 2009년 이후 해마다 공개해 온 솽스이 기간 매출 수치는 올해 처음으로 밝히지 않았다.
알리바바의 솽스이 기간 매출 규모는 최근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지난해 거래액은 2020년 대비 8.45% 증가한 5403억 위안(약 101조 원)을 기록했지만, 2020년에 전년 대비 85.6%나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었다.
이 때문에 올해 총 매출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성장 폭이 작년에 못 미치거나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인터뷰에 응한 전자상거래 분석가 리웨이둥은 "공개하기에는 결과가 너무 암울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솽스이는 2009년 11월11일 알리바바가 시작한 쇼핑 축제로, 싱글을 의미하는 숫자 1이 네 번 반복되는 날이라 ‘싱글의 날’이라는 의미의 ‘광군제(光棍節)’로 불렸다. 알리바바의 할인 행사가 성공을 거두자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경쟁에 뛰어들어 이 날은 중국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급냉각되고 경쟁 업체들이 할인폭을 키우면서 매출이 둔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제재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마윈 창업자가 2020년 10월 중국의 관치금융을 비판한 이후 당국의 각종 제재에 시달렸으며, 올해는 유독 관련 광고나 부대 행사 등이 크게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