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부구욱 영산대 총장 “진리탐구가 인공지능 위기 극복의 열쇠”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40주년 세미나서 대학 본연의 모습 회복 주장





부구욱(사진) 영산대학교 총장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설립 4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지성(nous) 중심의 대학교육으로’의 제목으로 강연했다. 부 총장은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제17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제21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11일 ‘대학과 자유’를 주제로 열린 이 세미나의 제2세션에서 부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모든 데이터를 24시간 기계 학습할 인공지능의 역량보다 인간이 앞설 수 없다”며 “대학교육은 미래사회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 개량하며 도약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에 의한 인간사회 지배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에 의한 잠재적 위기 극복방안으로 부 총장은 플라톤 철학의 ‘지성’(nous)을 꼽았다. 부 총장은 “인공지능은 이성(logos)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인간과는 달리 지성(nous)의 영역에 접근할 수 없다”며 “인공지능을 능가, 통제하려면 진리탐구로 얻어지는 지성(nous)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사회의 대학교육에 대해 “대학이 다시 지성(nous)의 전당임을 회복하고, 지성(nous) 교육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면서, 인류사회를 지성(nous) 중심으로 선도해야 한다”며 “이것이 대학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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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총장의 주장은 절박한 현안 과제 속에 매몰돼 대학의 정체성 상실을 고민해온 대학사회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 총장은 그 동안 사실상 포기해온 진리탐구의 방법에 관해 플라톤 철학을 통해 소개했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자신이 모르고 있음을 아는 것’(不知의 知)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 총장은 “인간은 두개골 내 특정부위가 감각세포로부터 전달받은 신호를 판단함으로써 사물을 간접 인식하고 있다는 근래 뇌과학 등의 연구성과가 ‘자신이 모르고 있음’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준다”면서 “지성(nous)을 얻기 위해서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Know Yourself)”고 말했다. 또 “선불교에서도 ‘자신 알기’는 진리를 깨닫는 길”이라며 “불교적 명상인 참선에서의 축적된 경험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세미나의 제1세션에서는 김도연 전 교육부장관은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대학의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의 과제를 제시했다. 제3세션에서 이진우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대표변호사는 ‘대학의 자치 실현과 자율 생태계 구축’의 제목으로 헌법상 보장된 대학자치의 실현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40주년 기념 세미나는 진리탐구라는 대학 본연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대학의 미래 모습을 함께 생각하면서 진리탐구를 위한 대학의 자유, 자율의 보장을 모색하는 자리다.

세미나에 이어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교육부와의 대화도 진행됐다. 14년간의 등록금 동결은 헌법상의 대학의 재정적 자율성에 관한 본질적인 침해임을 공감하고 대학의 8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사립대학이 정부의 경제, 사회정책에 협조해 온 결과 재정적 한계상황을 맞이하였음에도 ‘권리 위에 잠자는 자’로 취급되고 정부의 재정지원에 매달리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립대학들의 14년간의 고통에 대한 정당한 손실보상이 이뤄져야 함도 강조됐다.

‘대학과 자유’라는 이번 세미나 주제에 맞게 향후 대학 본연의 모습 회복을 위한 대학의 자유, 자율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가게 될지 추이가 주목된다.


부산=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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