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가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김재혁 부장검사)는 이날 살인 혐의로 A씨(45)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10분께 경기도 광명시 자택에서 아내(42)와 15세·10세 두 아들을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2년여 전 직장을 그만둔 뒤 가정불화를 겪다가, 자신이 가족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과장된 생각을 반복한 끝에 모두 살해해야겠다고 결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던 중 지난달 3일 첫째 아들이 자신의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폭언한 뒤 가족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ATM 기계처럼 취급당했던 8년 전 기억을 상실했다가 최근 코로나10에 걸리면서 되찾았다'고 말하는가 하면, 다중인격장애 등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검 통합심리분석 결과, 이 같은 피고인 진술은 모두 거짓으로 판정됐다.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살해 직전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집으로 들어간 뒤 큰아들과 아내, 막내아들을 차례로 살해했다. 애초 이들을 기절시킨 뒤 베란다 밖으로 던져 자살로 위장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후 인근 PC방에서 2시간가량 만화를 본 뒤 집에 돌아와 "외출하고 오니 가족들이 사망해 있다"면서 119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