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어떻게 봐야 할지 가늠하면서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01%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48%, 0.59% 올랐습니다.
이날 시장에는 2조1000억 달러 규모의 옵션 만기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변동성이 커졌는데요.
월가에서는 최종금리와 소비에 관한 관심이 큽니다. 경기침체 우려도 다시금 커지고 있는데요. 2년과 10년 국채금리 역전이 심화하면서 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날 10년 국채금리는 연 3.82% 정도까지 올랐죠.
코인베이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FTX 부실 전염 우려로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면서 주가가 7.24% 빠졌는데요.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오늘은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금리, 연휴 시즌 소비전망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시장 너무 낙관적 물가 떨어져도 7%, 타깃 2%까지 갈 길 멀어”…“월가, 여전히 최종금리 5.25% 내외 내년 금리인하는 엇갈려”
먼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의 발언부터 보죠. 그는 이날 “리스크를 현실적으로 알고 있지만 나는 실업률을 약간 어느 정도 올리고(a modest rise) 가격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금의 7~8%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실업률이 최소 5~6%는 가야 한다는 분석과 배치되는데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 실업률 전망치가 4.4%입니다. 콜린스의 발언은 기준금리를 더 올려도 실업률이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률에 물가안정이 가능할 수 있다는 뜻이죠. 거꾸로 특정 수준의 실업률을 목표로 금리인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됩니다. 실업률에 너무 주목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이유는 코로나19로 노동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었을 가능성 때문인데요. 콜린스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의 도전 가운데 하나는 실업률과 다른 노동시장 변수들 사이의 관계 변화가 팬데믹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팬데믹의 결과 노동시장 트렌드가 변하는 장기적 요인 때문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필립스 곡선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반비례하는데요. 올 들어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상한 결과 인플레이션은 약간 꺾일 기미가 보이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세죠. 10월 실업률 3.7%만 해도 역대 최저수준이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낮습니다.
콜린스의 주장이 맞을지 안 맞을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다만, 코로나19를 전후해 노동공급이 줄고 참여율이 낮아지는 건 사실인데요. 이는 경기둔화에 기업들이 해고를 늘려도 노동자들이 다른 업체나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9월 구인건수가 1070만 건으로 실업자의 두 배가량 되는 게 현실이고요.
뭐가됐든 추가 금리인상은 피할 수 없습니다. 콜린스 총재는 “물가안정을 회복하는 것은 필수이며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은 명확하다”며 “연준은 합리적인(reasonable) 기간에 2% 타깃에 돌아가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연준은 9월 경제전망에서 2025년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2.1%가 될 것으로 봅니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로저 퍼거슨도 추가 긴축을 강조하는데요. 그는 이날 “시장은 항상 앞서 나간다”며 “하나의 소비자물가지수(CPI)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되지 못하며 수치가 좋아졌어도 여전히 7%대다. (연준의 목표인) 2%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 균형도 깨져 있다. 시장에서는 소프트랜딩(연착륙)을 희망하겠지만 더 많이 들리는 말은 고통이며 이제 연준 인사들 중의 한 명이 침체를 얘기한다”며 “시장이 과도하게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 오르느냐죠. 블룸버그통신 집계를 보면 최종금리(terminal rate·최종금리)와 관련해 △모건스탠리 4.75% △UBS·도이치뱅크·블룸버그 이코노믹스·JP모건체이스 5.00% △바클레이스·뱅크오브어메리카(BofA)·웰스파고·골드만삭스 5.25% △씨티 5.50% △노무라 5.75% 등인데요.
CME 페드워치를 보면 오후2시 현재 2023년 5월 기준 5.00~5.25%가 41.2%로 가장 많습니다. 흥미로운 건 내년 9월이 되면 4.75~5.00% 이하일 확률이 총 52.5%로 5.00~5.25% 이상일 가능성보다 높습니다.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는 말이죠.
월가에서도 내년 말 금리가 1%포인트(p) 이상 떨어질 가능성을 제시하는 곳이 여럿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한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측이 설득력이 높아 보이는데요. 연준 출신인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1970년대에서 핵심적인 교훈을 배웠다는 말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금리를 섣불리 완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연준이 2023년에 금리를 인하하는 경우는 인플레이션이 3% 아래로 떨어질 때인데 그것은 우리의 기본 예측모델에 벗어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휴 시즌 초기, 인플레 탓에 가격 상승 분위기 아직 미지근”…씨티 “내년 침체, 소비가 주도할 것”
결국 상황이 경기침체 쪽에 좀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지금까지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에버코어 ISI는 침체는 아니면서 성장도 거의 없는 평평한 상태를 예측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침체 전망이 더 많죠. 온라인 중고차 판매업체 카바나가 1500명 해고 방침을 밝히면서 “경제 역풍과 불확실한 미래”를 원인으로 지목했는데요. 실제 내년에 침체가 오느냐, 오면 어느 정도냐가 중요한데 이를 결정한 소비에 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앞서 월마트와 10월 소매판매 실적이 좋았고 타깃과 콜스(Kohl's) 등은 나빴죠. 미국 소매업체 최대 대목인 연휴 시즌(holiday season)에 대해서도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는데요. 오늘은 반대의 분석도 나옵니다.
이날 운동화 업체 풋락커가 동일매장 매출이 0.8% 증가하면서 월가 예상치(-5.9%)를 깨뜨렸는데요. 주가가 8.73% 뛰었습니다. 메리 딜론 풋락커 최고경영자(CEO)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 고객들이 견고한 수요를 보여줬다”고 했는데요. 또 연휴시즌이 강력한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연간 실적 전망을 높였습니다.
밥 피사니 CNBC 선임 시장담당 기자는 풋 락커와 로스 스토어즈(Ross Stores)를 언급하며 “소매업종의 종말(apocalypse)이 연기될 수 있다. 소매업체들의 이익 붕괴는 아마도 연휴시즌에는 중단될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최소한 연휴 시즌은 좋을 수 있다는 거죠. 매년 추수감사절과 연휴 시즌(holiday season) 소비 전망을 내놓는 ICSC는 올해 11~12월 연휴 시즌 소비가 연휴 시즌 조기시작과 인플레이션 등에 6.7% 증가한 1조56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는데요.
일단 초기 분위기는 아직 좋지 않은 듯합니다. 추수감사절이 24일이고 블랙프라이데가 25일, 사이버 먼데이가 28일이지만 이제는 보통 11월에 들어서기만 하면 각종 할인을 시작하는데요. 지난해보다 올해 가격 할인이 더 많지만 인플레이션 탓에 실제 가격이 더 높다고 합니다. 데이터 위브에 따르면 콜스 고객들은 지난해 장난감에 평균 11.54달러를 지출했는데 올해는 할인을 적용받은 뒤에도 16.99달러를 쓴다고 합니다. 하스브로(Hasbro)의 한 장난감 자동차는 지난해보다 10% 오른 22.99달러라는데요.
일부에서는 할인폭을 키우기 위해 직전에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롭 가프 세일즈포스 소매 담당 부사장은 “초기 연휴시즌 세일폭이 소비자들을 불러올 만큼 충분히 크지 않다”며 “소비자들은 사이버 위크 동안의 큰 할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곳도 많습니다. 지난 9월 마스터카드는 연휴 시즌 자동차를 뺀 미국의 소매판매 성장률이 전년 대비 7.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이난 전년 증가율 8.5%보다 낮죠. 전미소매협회(NRF) 추정 올해 연휴 시즌(11~12월) 매출도 전년 대비 6~8%로 지난해 증가치(14.1%)보다 낮은데요. 제시카 라미레즈 제인 할리&어소시에이츠의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목적을 갖고 쇼핑을 한다”며 “그들은 그들이 준비돼 있을 때, 그리고 필요할 때 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상점을 더 많이 방문하더라도 더 적게 사올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가 가까워지면 할인폭이 더 커지는 사례가 많고 많은 업체들이 이번에 재고를 떨어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가 어느 정도 받쳐줄 가능성이 있지요.
하지만 이는 기업 이익 감소와 맞물려 있고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금액기준으로 선방하더라도 10월 기준 7.7%인 물가를 생각해야 하는데요. 인플레이션을 따지면 실질 소비는 더 작다고 볼 측면이 있죠. 인플레이션 탓에 싼 값에 파는 곳과 그렇지 않은 업체의 성적이 갈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씨티의 미국 주식 전략가 스콧 크로너트는 “내년의 완만한 침체는 소비가 주도하는 침체(consumer led recession)”이라고 점쳤습니다.
실제 추수감사절 연휴 여행도 항공요금 상승에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예약이 이뤄진 11월19~24일 국내 항공권 예약건수는 2019년보다 7% 줄었지만 지출금액은 3% 증가했다고 합니다. 인플레이션 탓인데요. AAA에 따르면 11월23일부터 27일까지 450만 명의 사람들이 항공 여행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7.9% 는 것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1.4% 낮습니다.
“4분기 S&P500 기업이익 전망 지속 감소 5.8%→-0.4%”…골드만삭스, “달러 피크 몇 분기 더 있어야”
이제 증시를 보겠습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S&P500 기업들의 4분기 어닝 전망치가 전년 대비 -0.4%로 나오는데요.
이는 10월1일 예상치 5.8%과 비교해 큰 차이입니다. 부문별로는 기술부문이 같은 기간 1.0%에서 -7.8%로, 통신 서비스가 9.2%에서 -20.9%로 조정됐는데요. S&P500의 주요 11개 부문 가운데 7개 부문이 4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3분기가 선전하긴 했지만 예상보다는 낮습니다.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475개사의 실적이 나왔는데 1년 전에 비해 4.2% 증가해 10월 초 예측치(4.5%)보다 낮았죠.
마이클 멀라네이 보스턴 파트너스의 디렉터는 “우리가 진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은 2023년”이라며 “연준이 그들의 인플레이션 타깃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어야만 할 것이다. 이는 2023년 이익 전망치가 더 많이 내려와야 한다는 의미”라고 봤는데요.
실제 침체 우려가 재확산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경제지표 하나에 오르내리는 상황이 무한반복하고 있는데요. 랠리가 과하다 하면 중간중간에 연준 인사들이 나와서 한마디씩 하곤 하죠. 홈리치 버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테파리 랑은 “시장이 소프트랜딩에 대한 가격을 매기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연준 인사들이 나와서 그들의 스탠스를 재확인할 때마다 우리는 시장이 그것에 맞춰 조정하는 것을 보게 된다”고 했습니다.
BofA는 이날도 “내년 6~7월에나 정책 피벗(Pivot)을 예상하며 그 전에 완화를 기대하는 것은 큰 실수”라며 연준의 매파 움직임과 어닝 우려에 최근의 반등이 약해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도 연준이 2%라는 타깃을 달성하지 못해 계속해서 주가가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보죠.
시장에 많은 영향을 주는 달러강세도 당분간 더 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2024년까지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골드만 측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빨리) 중단하거나 유럽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이뤄지고 중국이 경제활동 재개를 서두르면 달러 피크가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성장률이 곧 바닥을 칠 것 같지 않으며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를 고려하면 달러 정점은 몇 분기 후”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S&P가 4000 이상으로 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는데요.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는 “시장에서 강세심리가 더 늘고 있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다음 움직임에 대해 초조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현재의 랠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연준이 더 많은 인플레이션 하락 근거를 원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마침내 물가가 안정화하고 있다고 확신하면 S&P는 4000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은 “증시가 한 번 더 후퇴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마지막을 수 있다”며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이곳 시간, 다음 주 23일(수)에는 연준의 FOMC 의사록이 나옵니다. 연준의 움직임에 대한 힌트를 조금 더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준에 관한 깊이 있는 분석은 꼭 ‘3분 월스트리트’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섬머타임 종료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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