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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월드컵에 날갯짓 치킨주…수혜주 찾아볼까 [선데이 머니카페]

축구의 단짝 치킨 관련주 월드컵 앞두고 들썩

거래소 치킨 산업 기업 묶은 ETN도 17일 상장

"이노션·아프리카TV 등도 수혜주" 평가

과거 월드컵 전후 주가·실적 연관성 찾기 힘들어

기준금리 3% 시대 긴축 기조 "월드컵 분위기 안난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손흥민이 16일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안면 보호대를 착용한 채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연합뉴스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손흥민이 16일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안면 보호대를 착용한 채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연합뉴스




전 세계 축구 팬들이 4년을 손꼽아 기다려온 ‘2022 카타르 월드컵’이 21일 오전 1시(한국시각) 개막전을 시작으로 29일간의 대장정에 나섭니다. 카타르 수도 도하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조별리그 A조 1차전부터 다음 달 18일 결승전까지 총 64경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특히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여름이 아닌 가을에 열리는 점, 한국 대표팀의 조별 예선 3경기 중 2경기가 비교적 황금 시간대인 오후 10시에 열리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립니다.



치킨산업 ETN도 등장…월드컵 테마주 투자해볼까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이미 월드컵 기대감에 주가가 움직이는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치킨 관련주입니다. 꼭 월드컵이 아니더라도 국가대표의 스포츠 게임이 있는 날이면 치킨과 맥주를 많이 찾습니다. 소비가 늘고 자연스레 매출이 늘면 기업의 주가도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촌치킨의 가맹본부인 교촌에프앤비 주가는 일주일 새 8.3% 오른 1만 2900원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한 달(10월 21일 9890원) 기준으로 주가는 30.4%가 상승했습니다. 3분기 영업익이 전년동기 대비 79% 급감해 시장 예상치 대비 4분의 1 수준에 머문 것과는 대조적인 주가 흐름입니다.

닭고기의 명가 하림 역시 최근 1주일은 2.1% 올라 18일 종가 2845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달(10월 21일 2610원) 기준으로는 9% 상승했습니다. 마니커에프앤지(195500) 역시 사정은 비슷합니다. 1주일 8.0% 오른 4200원을 기록 중인데 최근 한 달(10월 21일 3085원)로는 36.1% 급등했습니다. 앤데믹에 연말 모임이 많아지고 여기에 월드컵이라는 특수까지 있는 만큼 실적에 선행하는 주가가 자연스레 오른 셈입니다.



치킨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거래소는 치킨 테마로 구성된 ETN(상장지수증권)도 선보였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이 발행하는 ‘신한 에프앤가이드 치킨 ETN’인데 17일 코스피에 상장했죠. 에프앤가이드가 산출하는 ‘에프엔가이드 치킨지수’를 기초 지수로 합니다. 해당 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치킨 산업 관련 종목 10개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했습니다. 하림, 교촌에프앤비, 한일사료(005860), 마니커(027740), 마니커에프앤지, 이지홀딩스(035810), 푸드나무(290720), 동우팜투테이블(088910),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227840), 팜스코(036580) 등이 대상입니다. 거래소는 대중에 친숙한 치킨을 테마로 관련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치킨 ETN은 17일 1만 305원에 거래를 시작했는데 장중 한때 1만 160원에서 1만 250원을 기록하는 등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둘째 날 역시 1만 29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올해 가을부터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음에도 닭고기 관련 주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병원성AI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0월 19일 이후 한달 간 전국에서 총 18건의 고병원성AI 확진 사례가 나왔습니다. 닭, 오리, 메추리 등 산란계 농장이 주로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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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지주 최근 한달 주가 모습/인베스팅닷컴하림지주 최근 한달 주가 모습/인베스팅닷컴


치킨 이외에도 월드컵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한 아프리카TV, 광고업체인 이노션(214320)도 월드컵 수혜 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는 3분기 매출액 818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207억 원으로 10.6% 줄었습니다. 하지만 KB증권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 확보로 MUV(순방문자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 2018년 6월 러시아월드컵 당시 MUV는 28.2% 증가한 바 있습니다.

이노션 역시 카타르월드컵 수혜주로 평가받습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당시 매출총이익 기여 수준은 전체 10% 정도인 100억원억 원 이상이었습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성수기, 현대차의 그랜저 신차 출시까지 겹치면서 4분기 매출총이익은 1년 전보다 23.6% 급증, 영업이익은 26.2%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디다스 신발을 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ODM) 하는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도 월드컵 특수가 기대된다는 분석입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영업이익이 14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의류 OEM 연결 편입에 따른 외형 확대, 수직계열화 효과, 4분기 월드컵 까지 추가 성장 동력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월드컵 수혜주 주가 어땠나


그럼 월드컵 수혜 주들의 과거 성적표는 어땠을까요. 치킨 업종 중에서 하림은 2018년 6월 러시아월드컵을 한달 앞둔 5월15일 3690원에서 개막 일주일 전인 6월 7일 3950원으로 7% 정도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한국 국가대표가 조별 예선에서 2경기를 내리 패하자 3380원(6월 25일)까지 내려왔고 월드컵 막바지에는 3020원(7월 5일)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마니커는 2018년 5월 주당 819원(5월 15일)에서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둔 6월 11일에는 1140원으로 한달 여 만에 39.4%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주당 146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월드컵이 끝나고 난 뒤 다시 주가는 900원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이노션은 5월 15일 6만7500원이던 주가가 오히려 내려 6만2000원 대를 기록했고 6월 중 5만8500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월드컵으로 실적은 개선됐을까. 하림은 월드컵이 있었던 2018년 매출이 8285억 원으로 전년동기(8673억 원) 대비 4.4%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은 91%나 급감한 15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주가가 오히려 약세를 보였던 이노션은 2018년 매출이 전년대비 8.8% 늘고 이익도 22.9% 증가했습니다. 월드컵이 반드시 기대처럼 실적이나 주가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는 추론을 할 수 있습니다.

“월드컵 분위기가 안난다”…기준금리 3%시대 팍팍함 반영


올해는 특히 “월드컵 분위기가 안난다”는 말을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전합니다. 4년 만의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라고 하지만 어느 때 보다도 차분한 모습입니다. 이태원 참사로 15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지 한 달 정도밖에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거리 응원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긴축 기조 여파로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점 역시 이유입니다. 한국은행이 이번 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이 아닌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지만 10년 만에 3% 기준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팍팍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축구협회 공식 후원 기업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에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손흥민 외에도 박지수·정우영 선수의 부상 등 악재가 많지만, 한국 국가대표팀이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 글로벌 강호들을 제치고 선전하기를 기원해봅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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