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20대 이하가 2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상승하면서 주택 구매에 나선 젊은 층이 늘어난 데다 공시가격이 동반 상승한 점, 또 다주택자 부모로부터 증여를 받은 자녀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20일 통계청의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전국 주택 보유자 1508만 9160명 중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는 39만 7975명으로 전체의 2.6%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가운데 20대 이하(30세 미만)는 1933명이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70%를 적용해보면 이들은 30세가 되기도 전에 시세 17억 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20대 이하는 2020년 1284명에서 1년 새 50.5% 증가했다. 5년 전인 2016년 287명과 비교하면 무려 6.7배 늘어났다.
이들은 모두 주택 보유에 따른 종부세를 내야 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인별로 소유한 전국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6억 원을 초과할 경우 종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단 1가구 1주택자는 기준점이 11억 원이고 부부 공동 명의일 경우 한 사람당 6억 원씩 총 12억 원까지 공제가 된다.
고가 주택을 보유한 20대 이하 젊은 층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오르던 집값과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제고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직전 정부인 문재인 정부는 2020년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치를 90%로 설정하고 공시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린 바 있다. 이에 더해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자녀에게 증여를 한 다주택자가 늘어난 것도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공시가격과 상관없이 주택을 보유 중인 20대 이하는 총 29만 1496명이다. 1년 전인 2020년 26만 5312명보다 9.9% 증가한 수치다. 전국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서울에서 주택을 보유한 20대 이하는 5만 9226명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주택 5채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전국에서 11만 3984명으로 조사됐다. 2016년 10만 8826명에서 2017년 11만 4916명으로 늘어난 뒤 5년 연속 11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에는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다인 11만 8062명을 기록한 바 있다.
주택 소유 수에 따라 △5~10채 7만 7257명 △11~20채 2만 5640명 △21~30채 6677명 △31~40채 1603명 △41~51채 1032명 등이다. ‘최다 다주택자’로 분류되는 51채 이상 소유자는 1775명이다. 반면 지난해 무주택 가구는 일반 가구 2144만 8000가구 중 43.8%인 938만 6000가구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