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나라 13대 수출 주력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 순위가 5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다만 대표 주력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의 경우 이 기간 중 세계 순위가 4위에서 5위로 떨어지며 수출경쟁력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팬데믹 전·후, 한국 수출 주력품목 경쟁력 진단’ 보고서를 내고 한국 13대 주력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020~2021년 동안 0.22%포인트 증가하며 세계 4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고 밝혔다. 13대 주력품목은 우리나라 총수출의 75%, 세계 교역의 46%을 차지하는 품목들로, 반도체·일반기계·석유제품·석유화학·선박류·자동차부품·자동차·평판디스플레이·철강·무선통신기기·가전·컴퓨터·섬유류 등이 포함된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와 선박, 석유화학, 석유제품, 컴퓨터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상승하며 수출경쟁력이 강화됐다. 자동차는 6위에서 5위로 가전은 11위에서 9위로, 컴퓨터는 13위에서 10위로 순위가 올랐다.
하지만 반도체는 시장점유율이 0.16% 떨어졌고, 세계 순위도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철강도 점유율이 0.58% 줄었고, 일반기계는 0.36%, 섬유는 0.13%의 세계시장 점유율 하락폭을 기록하며 수출경쟁력이 약화됐다.
무역협회는 팬데믹 후인 2022년에도 한국의 주력 수출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수출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1~8월을 기준으로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 13대 주력품목 점유율이 2위(15.13%)를 유지하며 지난해 대비 0.34%포인트 오른 것이다. 미국 수입시장에서도 13대 주력품목 점유율이 2020년 이후 3년째 5위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의 경우 전년 대비 0.14%포인트 오른 5.61%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최근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원인이 수출 경쟁력 약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의 수입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라고 봤다. 미국은 수입 수요가 증가하면서 4∼8월 대미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3억2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수출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중국의 수입 수요 위축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반도체가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현재의 수출 포트폴리오도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