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서울 시내 대형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2일 서울 시내 에너지다소비건물(아파트 제외)의 2021년도 에너지 사용량 순위를 공개했다. 에너지다소비건물은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2000TOE(석유환산톤) 이상인 건물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에는 아파트를 제외하고 316개소의 에너지다소비건물이 있으며 전체 건물 에너지 사용량의 25.8%를 차지한다.
서울 시내 에너지다소비건물 전체의 에너지 사용량은 2019년 199만 3000TOE를 기록한 뒤 2000년 190만TOE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197만 5000TOE로 다시 늘었다. 건물당 평균 사용량도 2019년 6150TOE에서 2020년 6010TOE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6250TOE로 증가했다.
사용량 순위로 보면 서울대가 5만 3318TOE를 사용해 에너지다소비건물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는 2012년 이후로 10년 연속으로 서울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설로 꼽혔다. 서울대는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전력소비량을 관리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2543TOE 증가했다.
다만 서울대의 경우 연면적이 135만 9748㎥로 상위 100위 건물 중에 가장 넓었으며 단위면적당 사용량도 0.039TOE에 그쳤다. 단위면적당 사용량이 가장 많은 건물은 인터넷데이터센터였다. KT의 목동IDC2가 0.841TOE로 1위를 차지한 것을 시작해 단위면적당 사용량 10위까지 모두 인터넷데이터센터가 차지했다.
에너지다소비건물 316개소 중 전년 대비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난 건물은 197개였으며 소비가 줄어든 건물은 106곳이었다. 에너지를 가장 많이 절감한 곳은 국민은행 여의도전산센터로 설비 이전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1825TOE(20.6%) 감소했다.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늘어난 건물은 여의도 파크원타워로 전년 대비 사용량이 7배 이상 늘었다. 대형 유통매장인 더현대서울의 입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민들의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노력에도 일부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은 줄어들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며 “내년에 중앙정부로부터 건물 에너지효율 관리 권한이 이양되는 만큼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등을 통해 대형 건물의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