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50년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로 한 서울시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친환경 건축물 조성을 촉진한다. 시는 용도지역 내 지어지는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인센티브로 용적률 최대 한도의 120%까지 제공할 방침이며 일반 상업지역 용적률인 800%는 최대 960%까지 높아진다. 관련 업계는 수익성 문제로 선택을 꺼렸던 친환경 건축을 추진할 유인이 생겼다며 반기고 있다.
22일 부동산 개발 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친환경 건축 활성화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수립기준 개선 계획’을 새로이 정립했다. 현행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용적률은 △물 환경 △대기 환경 △에너지 등 3개 분야에서 허용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변경된 계획안은 이 가운데 요건이 까다로운 에너지 분야에 한해 상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용적률은 △기준 용적률 △인센티브와 기준 용적률을 합산한 허용 용적률 △허용 용적률에 추가 인센티브를 합산한 상한 용적률로 구성된다. 상한 용적률은 통상 기부채납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었는데 이번 계획안 시행으로 건축물이 친환경 인증을 획득하면 상한 용적률, 즉 용도지역별 용적률 최대 한도의 120%까지 적용 가능하게 된다.
서울시는 계획적인 도시 개발을 위해 용도지역별로 용적률에 차이를 두고 있다. 국토계획법은 최대 용적률의 경우 2종 일반 주거지역은 250%, 일반 상업지역은 1300%까지 허용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2종 일반 주거지역은 200%, 일반 상업지역은 800%까지다. 단 종로구 등 일부 도심 지역은 일반 상업지역이어도 600%로 제한된다. 이번 개선으로 소규모 필지, 저층 주거지(2종 일반 주거지역)는 최대 240%, 일반 상업지역의 용적률은 최대 960%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도심 소규모 필지나 저층 주거지는 기부채납이 어려웠던 만큼 이번 제도 변경으로 친환경 건축을 유력하게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가 이처럼 친환경 건축물을 장려하는 이유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다. 서울시 탄소 배출량의 68%가량은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에서 나오기에 향후 조성될 건물을 친환경 건축물로 유도할 정책적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인센티브 인증인 에너지 항목은 추가 공사비와 복잡한 인증 절차 탓에 전체 인센티브 적용 사례 가운데 10.4%에 불과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획적 관리가 가능한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친환경 건축물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제도 변경 취지를 설명했다.
개발업계는 이번 계획으로 서울 도심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녹지 도심을 표방하는 종로·동대문·중구 등 서울 도심 지역에서 국토계획법상 용적률 상한까지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계획안을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서울 도심 스카이라인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조권 침해 등의 문제가 걸려 법적 용적률 상한을 모두 쓸 수는 없는 만큼, 사업지에 따라 기대효과는 상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 기준은 방침 시행 이후 결정되는 지구단위계획구역(신규 또는 재정비)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