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中의존 낮추고 EU·중동 비중 높여…"2026년 수출 5대 강국으로"

■수출구조 대전환 시동

'주력시장' 아세안·美·中 비중 조정

'전략시장' 중동·EU 등 공략 강화

중남미와도 문화 연계·광물 협력

15대 업종 654조 투자 이행 가속

수출지원협의회도 매달 열어 점검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23일 서울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개최된 제1차 수출전략회의의 핵심은 세계 시장을 주력 시장과 전략 시장으로 구분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공략의 큰 그림을 다시 그렸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역별 특화 전략을 세워 점검하고 각 기업이 수출 수주 과정에서 겪는 애로 사항과 정부가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를 찾아내 바로바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단순한 지원을 넘어서 더욱 용의주도하게 움직여야 한다”고도 했다.



무역수지는 이달까지 8개월 연속 적자다. 특히 수출이 올 10월 월간 기준 24개월 만에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윤 대통령이 취임 6개월 남짓 만에 첫 수출전략회의를 연 것도 수출 회복 없이는 우리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우선 미국·중국·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을 3대 주력 시장,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을 3대 전략 시장으로 분류했다. 3대 주력 시장 중에서는 미국과 아세안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다. 전략 시장의 경우는 미중 갈등, 자국 우선주의 경향으로 기존 주력 시장 공략만으로는 수출 증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시장을 잡자는 다짐이 녹아 있다. 실제 중동 시장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바잉 파워 확대로 투자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해 우리와 원자력발전, 방산 수출 관련 논의를 하기도 했다. 주력 시장에서는 시장 간 비중 조정, 전략 시장에서는 공략 확대를 통해 수출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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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우리는 10여 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것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서 수출 규모가 세계 7위까지 상승했다”며 “결국 수출로 이 금융위기를 정면돌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도 이런 글로벌 복합 위기를 기회로 삼아 2026년 세계 5대 수출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이면 윤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다. 그때까지 수출 5위 대국으로 올라서도록 분발을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정부는 아세안 지역 공략을 위해 ‘베트남 플러스 전략’을 꺼내들었다. 아세안 지역에서 베트남에 편중돼 있는 한국 기업의 공급망을 인도네시아나 태국으로 확장해 글로벌 핵심 광물 확보전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는 원전과 방산 분야에서, 중남지 지역에서는 문화 등과 연계한 수출 전략을 펴는 한편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나 니켈 등 주요 광물 수급을 위한 협력 강화에도 나선다.

반도체나 2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업종별 기술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15대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한 총 654조 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 이행에 힘을 쏟는 것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 함께한 민간, 공기업, 금융기관, 정부 관계자 모두 수출 증진을 위한 팀코리아의 일원이라는 마음으로 합심, 단결해서 수출 증진에 함께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수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매달 ‘수출지원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범부처 수출지원 전담 체계 강화를 위한 것으로 통상교섭본부장이 주재하고 14개 수출 유관 부처 실·국장급이 참여하게 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수출 1000만불’ 기업 VTPL의 천정욱 대표는 “‘돈이 없어서 수출을 못해서는 안 된다’고 윤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는 데서 기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의지와 진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세종=양철민 기자·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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