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원이 후원회를 조직하는 걸 금지한 현행 정치자금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정치자금법 6조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건 2015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는 전라북도의회 현역 의원들이 ‘정치자금법 조항이 지방의회 의원과 국회의원을 자의적으로 차별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헌법불합치는 법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한다. 다만 해당 조항을 즉각 무효로 만들었을 때 초래될 수 있는 혼선을 막고자 국회가 대체 입법을 할 수 있도록 시한을 정해 존속시킨다. 입법부가 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심판 대상 조항은 2024년 5월 31일 이후 효력을 잃는다.
헌재는 “지방의원은 주민의 다양한 의사와 이해관계를 통합해 지방자치단체의 의사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므로 이들에게 후원회를 허용하는 것은 후원회 제도의 입법목적과 철학적 기초에 부합한다”며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의원을 후원회 지정권자에서 제외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정치자금법 6조는 후원회를 지정할 수 있는 사람을 △중아당(창당준비위원회 포함) △국회의원(당선인 포함) △대통령 선거 후보자·예비후보자 △대선 당내 경선 후보자 △지역구 총선 후보자·예비후보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자로 규정한다. 단 지방의회 의원은 제외됐다.
다만 이선애·이종석 재판관은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모두 정치활동의 주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그 지위·성격·기능·활동 범위·정치적 역할 등이 본질적으로 다르다. 후원회 설치·운영을 허용할 필요는 크지 않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