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2000년대생 ‘신성’들의 활약이 유독 눈에 띈다. 잉글랜드의 주드 벨링엄(19·도르트문트)과 미국의 티머시 웨아(22·릴)가 그 중심에 있다.
잉글랜드(FIFA 랭킹 5위)와 미국(16위)은 26일 오전 4시(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대회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1차전에서 이란을 6 대 2로 격파하고 B조 1위(승점 3)에 올라 있고 미국은 웨일스와 1 대 1로 비겨 3위(승점 1)에 자리해 있다.
잉글랜드에서 주목할 선수는 2003년생 벨링엄이다. 2019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버밍엄 시티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이듬해 2600만 파운드(약 420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도르트문트의 유니폼을 입었다. 버밍엄은 막대한 이적료를 안겨주며 팀의 재정난을 해결해준 벨링엄의 등번호 22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10대 선수의 등번호가 영구 결번된 것은 스포츠계에서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큰 화제가 됐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유일한 해외파인 벨링엄은 21일 이란과의 첫 경기에 당당히 선발 출전해 전반 35분 선제 결승 골을 터뜨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벨링엄의 몸값은 2억 200만 유로(약 2800억 원)로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832명 선수 중 가장 높았다. 이번 대회가 끝나면 그의 가치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는 2000년생 웨아가 있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그의 아버지가 더 유명한 선수였다. 웨아는 아프리카 출신 중 최초로 발롱도르를 수상한 레전드이자 라이베리아의 현직 대통령인 조지 웨아(56)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웨아는 아버지를 닮아 어릴 때부터 남다른 재능을 자랑했다. 파리 생제르맹 유스팀에서 가량을 쌓은 뒤 2017년 프로 계약을 맺으며 성인 무대에 데뷔했고 18세인 2018년에는 미국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이름을 알렸다.
월드컵과 인연이 없던 아버지와 달리 미국 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한 웨아는 첫 경기부터 사고를 쳤다. 22일 웨일스와 1차전에서 전반 36분 크리스천 풀리식의 침투 패스를 침착하게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월드컵에서만큼은 웨아가 아버지를 넘어선 순간이었다.
나란히 월드컵 데뷔 골을 넣으며 2000년대생의 반란을 알린 벨링엄과 웨아. 잉글랜드와 미국의 맞대결은 두 신성의 만남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