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과장(42)은 사내 축구동호회의 열혈 공격수다. 달리기가 예전보다 느려지긴 했지만 드리블과 몸싸움 만큼은 젊은 후배들에게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며 더욱 투지를 불태우던 어느 날, 높게 뜬 공을 차지하기 위해 힘껏 뛰어오른 김 과장은 착지 과정에서 ‘퍽’하는 느낌과 함께 무릎 통증을 느끼게 된다. 달릴 수 없을 정도로 무릎이 욱신거려 결국 교체됐지만 휴식을 취해도 통증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급히 병원을 찾은 김 과장은 ‘반월상연골손상’ 진단을 받는다. 증상을 방치할 경우 무릎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견을 듣고 당분간 치료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열기가 뜨겁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각축전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더해지며 흥을 돋구고 있다. 하지만 일정이 진행되면서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의 소식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실제로 축구는 동호회 또는 취미활동으로 직장인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생활스포츠지만 부상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한 운동이다.
특히 무릎은 축구 경기 중 가장 부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부위 중 하나다. 축구 경기 중에는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거나 전력질주를 해야 할 때가 많다. 공을 차지하기 위한 격렬한 몸싸움이 끊임없이 반복되다 보니 무릎에 강한 충격이 지속적으로 전달되면서 부상 위험도 커진다. 대한민국 축구의 전설로 불렸던 박지성 선수도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이른 나이에 은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도한 운동으로 흔히 발생하는 무릎 질환은 반월상연골손상이 대표적이다. 반월상연골손상은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관절 내부에서 흡수하는 반월상연골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질환이 발생하면 무릎에서 무언가 찢어지거나 터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무릎을 굽힐 때마다 시큰한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반월상연골손상은 스포츠 활동과 무릎을 과도하게 구부리는 동작, 직접적인 충격 등에 의해 주로 발생하지만, 무릎관절의 퇴행성 변화로도 나타날 수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반월상연골손상 환자는 10만 567명으로 2015년 8만4682명보다 약 20% 증가했다. 증상을 방치할 경우 손상 범위가 넓어지면서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축구와 같은 스포츠 경기 후 무릎 통증이 이어진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과 치료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한의학에서는 반월상연골손상과 같은 무릎 질환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추나요법은 무릎관절의 균형을 회복하고 주변 조직의 정렬을 되찾아 줌으로써 신체 불균형을 해소시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준다. 침 치료는 무릎 주변에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고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염증 해소와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뼈와 연골의 퇴행을 늦추고 증상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무릎 질환에 대한 침치료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서도 밝혀졌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메디신(Frontiers in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무릎 질환자군의 수술률은 침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보다 약 3.5배나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 경기 중 무릎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격렬한 몸싸움과 방향 전환 시 주의해야 한다.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무릎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귀가 후 혈액순환을 돕는 온찜질과 반신욕도 추천한다.
침체된 경기와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은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승부의 결과보다 중요한 건 건강이다. 온 국민에게 감동과 희열을 선사하는 월드컵 무대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건강과 선전을 기원한다. / 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