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시작으로 고금리가 새로운 표준이 되어버린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도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대출금리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실거주 비중이 높은 주거용 부동산보다 꼬마빌딩이나 오피스텔 같은 투자 목적이 강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더 큰 충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부분 부동산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얼마 안 돼 보이던 임대료 수익의 소중함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마치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많을 때 가장 중요한 건강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Q. 투자자산인 상업용 부동산은 주거용 부동산보다 ‘수익률’이 중요할 텐데요, 수익률에도 종류가 많고 수익률마다 그 특성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률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A. 부동산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자산은 수익률이 가장 중요합니다. 수익률의 기본적인 개념은 ‘투자한 자금에 대비해서 얼마의 수익이 발생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으로, 수익의 원천에 따라 ‘OO수익률’이라는 형태로 불립니다. 상업용 부동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은 크게 ①자산 가격의 변동 ②임대료로 구분될 수 있는데, 자산의 가격 변동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자본 수익률’이라 말하고 임대소득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소득 수익률’이라고 말합니다(한국부동산원 기준). 그리고 자본수익률과 소득수익률의 합을 ‘투자 수익률’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Q. 금리가 상승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료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금리 상승은 부동산 ‘투자 수익률’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요?
A. 금리가 상승한다는 말은 쉽게 ‘돈(현금)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부동산에 적용해서 살펴보면, 현금이 귀해지다 보니 돈을 주고 구매하는 부동산이라는 실물 자산의 상대적인 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금리 상승기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부동산이 임대료로 ‘돈(현금)’을 잘 벌어오는 자산이라면, 금리가 높은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도 조금 더 큰 가치를 갖게 됩니다. 다시 말해 고금리 시대에는 자본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높은 부동산보다 소득 수익률 비중이 높은 부동산이 더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Q. 소득 수익률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소득 수익률이 상승하려면 높은 임대료가 뒷받침 돼야하는 게 아닌가요?
A. 그렇습니다. 안정적인 소득 수익률을 위해서는 공실 없이 임대료가 꾸준하게 들어오는 것과, 임대료가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실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투자자의 선택이 크게 좌우하지만, 안정적인 임대료 상승은 거시적인 시장 상황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외부적인 요인이 중요합니다.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 시기 크게 하락하였던 부동산 임대료는 거리 두기 해제 등을 발판으로 조금씩 회복하는 추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소득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오피스텔은 수익형 부동산인 동시에 아파트의 대체 주거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한데요, 고금리 시대 오피스텔 시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나요?
A. 통상적으로 60㎡가 넘는 대형 평수의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대체 주거 상품으로 인식되는 반면, 원룸 형태의 소형 오피스텔은 월세(임대료) 수익이 발생하는 부동산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이로 인하여 투자자들도 대형 오피스텔은 자본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크고 소형 오피스텔은 소득 수익률에 더 큰 기대를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지금과 같이 현금(임대료)의 가치가 중요한 시기에는 적은 자본으로도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발생시킬 수 있는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게 됩니다. 실제로 40㎡이하 소형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점점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반면, 대출금 의존도가 높은 대형 오피스텔은 금리 상승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임대 수익률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고금리 시대에 자본 수익률과 소득 수익률의 특성 차이가 부동산 자산의 가격 산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나요?
A. 감정평가 이론에서는 부동산의 가치를 측정하는데 3방식 6방법을 활용하는데, 아무래도 가격 상승기와 하락기에는 우선되는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가격 상승기에는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우위에 있으며, 유사한 물건의 거래 가격이 내 부동산의 가치 판단에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것을 거래사래 비교법(비교방식)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지금과 같은 가격 하락기에는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우위에 있고, 다른 투자자산과 비교한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수익환원법(수익방식)이라고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지금과 같은 가격 하락기에는 자본 수익률보다 소득 수익률의 중요성이 커지고 소득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일수록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 유지가 가능합니다. 결국, 시장 변화에 따라 더 중요한 가치가 바뀔 수 있으니 시장의 트렌드만 따르기보다 명확한 투자의 목적 및 방향성 설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전문위원
※‘NH All100자문센터’는 세무사, 부동산전문가, 금융(재무설계)전문가 등 자산관리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종합금융상담·세무상담·부동산 상담·은퇴설계 등 전국의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1:1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