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TV(IPTV) 가입자가 도입 후 18년 만에 2000만 명을 돌파했다.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도 36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증가세는 둔화 중이다. KT(030200)·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032640) 등 IPTV 3사의 점유율 증가 속에 종합유선방송(SO)·위성방송 가입자는 감소 중이어서, SO 인수전에 나섰던 IPTV 3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2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가 3600만5812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매체별로는 IPTV 2020만3451명(56.11%), SO 1282만4705명(35.62%), 위성방송 297만7656명(8.27%)였다. 특히 IPTV가 지난 200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넘어섰다.
IPTV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SO 가입자는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IPTV 가입자는 직전 반기보다 약 51만 명(0.86%) 늘어났지만 SO 가입자는 약 10만 명(0.66%) 줄었다. IPTV와 SO 가입자는 2017년 11월 역전된 후 격차가 벌어져, 현재 738만 명에 달한다.
IPTV 상승세의 ‘기초 체력’은 인터넷·IPTV·이동통신 결합상품이다. 통신3사는 인터넷과 IPTV를 묶음 판매하고, 이동통신 결합으로 추가 할인까지 제공하며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IPTV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화 되며 자체 콘텐츠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글로벌 OTT와 경쟁을 위한 통신3사 연합전선 구축도 활발하다. 3사는 올 7월 콘텐츠 공동수급을 위해 3000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고, 이날 ‘제4회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컨퍼런스(지미콘 2022)’에서는 3사 합작 브랜드 ‘아이픽(!PICK)’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올 상반기 KT는 858만6837명(23.85%), SK브로드밴드는 624만8035명(17.35%), LG유플러스 536만8579명(14.91%)의 가입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3사 모두 전 반기보다 0.2~0.3%포인트 가량 점유율이 늘었다.
그러나 통신3사에게 IPTV 상승세가 마냥 웃을 일만은 아니다. 주요 SO·위성방송 업체들이 통신3사 소유인 탓이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말 8000억 원을 투입해 LG헬로비전을 인수했고, KT스카이라이프는 2021년 하반기 HCN 인수에 4911억 원을 들였다. 수 천 억 원의 거액을 들여 유력 SO를 손에 넣은 통신사들은 속이 쓰다.
올 상반기 유료방송 총 가입자는 37만 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 53만 명보다 둔화된 수치다. 시장 포화 속 SO·위성방송 가입자는 날로 감소 중이고 반전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실제 LG헬로비전(374만3550명·10.4%), KT스카이라이프(297만7656명·8.27%), SK브로드밴드(SO) (284만6714명·7.91%), HCN(127만786명·3.53%) 등의 가입자·점유율은 꾸준히 줄고 있다.
IPTV 가입자가 늘어나도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는 점 또한 통신3사에게는 힘 빠지는 요소다. 2017년 하반기 IPTV 3사 점유율은 KT 20.21%, SK브로드밴드 13.65%, LG유플러스 10.89%였다. 2022년 상반기 점유율은 각각 23.85%, 17.35%, 14.91%다. 3사 모두 3.64~4.02%포인트 가량 점유율이 늘며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OTT 대두와 유료방송 시장 침체 여파로 한때 통신 업계를 달구던 SO 쟁탈전이 독이 돼 돌아오고 있다”며 “통신3사는 기존 SO 가입자를 IPTV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 OTT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